산다는 것에 대하여, <로맨스 빠빠>
보험회사 직원인 남자는 아들 두 명과 3명의 딸을 둔 아버지이다. 그의 자식들은 모두 개성이 넘친다. 장남인 어진은 대학을 다니며 영화를 만드는데 가족들 앞에서 자신이 직접 쓴 대본을 읽어줄 정도로 영화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차남 바른은 고등학생으로 재치 있고 말을 잘한다. 이 매력적인 형제는 때로는 싸우기도 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우애가 돈독하다.
아들들 못지않게 딸들 또한 자신만의 특색이 있다. 장녀 음전은 활발한 아가씨였으나 남편 우택과 결혼한 후 참한 숙녀가 되었다. 차녀 곱단은 꾸미기 좋아하는 어여쁜 대학생으로 재밌는 이야깃거리에 관심이 많고 사랑에 관한 얘기는 더더욱 좋아한다. 막내 입분은 학생다운 풋풋함을 간직하고 있는 어여쁜 소녀로 언니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화목한 가정에 어느 날 위기가 닥친다. 바로 아빠가 나이가 다 차 퇴직을 하게 된 것. 아빠는 갑작스레 닥친 재앙에 가족들을 걱정하며 속상해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각자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 가정을 이끌어 나가기로 한다.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가족의 사랑’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 이것은 흔히 쓰이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비슷한 소재의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장면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디테일과 어떠한 상황에 대응하는 인물들의 독특한 방식 때문이다. 바른이 형의 행동을 지적하며 “훌륭한 사람들은 모두 아우였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이러한 사실이 잘 드러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요즘 각광받고 있는 ‘주말드라마’를 보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몇 년 전 종영한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 자주 나왔던 대사 중 “그래, 이게 사는 거지”라는 말이 이 영화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 물론 분량도 에피소드도 드라마보다는 훨씬 짧았지만 그 짧은 내용 속에서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분명 제법 오래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이 곳 어딘가에서 그들이 영화에서처럼 움직이며 삶을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다른 시대의 이야기이고 인물들의 옷차림도 문화도 현재와는 많이 다른데도 삶을 대하는 그들이 태도가 현재와 매우 비슷하게 느껴졌다.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인물을 단 한 사람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법 많은 인물이 출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적절한 존재감을 뽐내며(심지어는 도둑까지도) 영화를 이끌어나갔다. 단 한 사람도 독단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 없이 모두가 조화를 이뤄 영화를 만들어낸 것을 보며 감탄했다. 이 영화 속에는 누군가가 특별히 주목받지 않고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하며 사는 실제 가족의 삶이 정확히 반영되어 있다.


흑백 영화는 참 매력있는거 같습니다! 나중에시간내서 꼭 볼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