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불짜리 인생을 사는 남자, <말아톤>

in #kr7 years ago

우리나라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다양한 영화가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된 실제인물의 삶을 각색하여 시나리오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자폐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거리마라톤을 우수한 성적으로 완주한 배형진이라는 장애우가 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 역시 영화로 다루어졌다. 배형진 군의 감동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말아톤>이다.

주인공 초원은 5살 지능을 가진 20세 남자다. 초원은 TV 프로그램 중 <동물의 왕국>을 가장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얼룩말을 가장 좋아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초원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달리기이다. 초원의 엄마는 초원에게 좋아하는 일을 만들어주고 싶어 달리기를 시키기 시작하였고, 초원은 금세 흥미를 보였다. 어느 날, 초원이 마라톤 대회에서 3등을 하는 경사스런 일이 생기고 초원의 엄마는 초원을 춘천에서 열리는 장거리마라톤에 출전시켜 보라는 제의를 받는다. 엄마는 마라톤 훈련을 도와줄 코치를 찾던 중 우연히, 초원이 다니는 대안학교의 체육 교사가 과거 마라톤 챔피언이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엄마는 체육교사를 찾아가 초원에게 마라톤을 가르쳐달라 부탁하고 오랜 노력 끝에 승낙을 받는다. 초원은 그와 함께 춘천마라톤 대회를 목표로 매일 성실하게 연습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독특한 시각으로 장애에 접근한다.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장애인 자체보다는 그의 재능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나 <말아톤>은 다르다. 세상에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장애인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의 ‘장기’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한 가지 의문을 던진다. 그들이 가지게 된 그 재능이, 과연 ‘그들이 정말 원하던 것’이었을까? 라는. 영화에서 체육교사가 초원의 엄마에게 일침을 가하는 장면이 있다. 그는 초원이 진정 달리기를 하고 싶은 아니라, 단지 엄마의 욕심 때문이 아니냐고 묻는다.

영화에서 비중이 많지 않지만 자꾸만 마음에 걸리는 또 하나의 인물이 있다. 바로 초원의 동생 중원이다. 장애를 가진 형 초원 때문에 중원은 언제나 뒷전이었다. 엄마, 아빠 모두 중원보다는 초원에게 관심을 더 기울이고 마음을 썼다. 중원의 외로움은 클락션을 울리는 차의 백미러를 발로 차버리는 폭력적인 반항으로 드러난다. 참으로 가슴 아픈 부분이다. 중원도, 중원의 부모도 욕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 다행히 나중에 잘 해결되어서 중원이 더 이상 반항적인 행동을 하지 않게 되지만, 그 후에도 계속 마음에 걸렸다. 영화에서 중원의 나이는 아직 학생이다. 그 어린 나이에 장애를 가진 형을 둔 탓에 좀 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중원의 모습이 참으로 안쓰러웠다.

영화의 엔딩 장면은 기가 막힌다. 엔딩 장면은 아무런 갈등 없이 모두가 평화로운 그야말로 ‘꿈’같은 세상이다. 그것이 초원의 바람일지, 아니면 감독이 원하는 것일지는 상상하기 나름이다. 만약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꼭 한 번 봐보길 바란다. 당신의 세상이 조금 더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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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follow you...

말아톤 예전에 정~~말 재밌게 보았고 세번정도 보았던 기억이 나요.
정말 명작이고 조승우의 자폐증 연기가 진짜 인상적이었죠.
보팅 팔로우 꾹 누르고 갑니다^^

맞아요 명작이죠!!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어렸을 때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이 영화를 감상했던 기억이 있네요. 어린 나이에 눈물을 찔끔 흘렸던 기억이 있네요. 제 블로그도 영화와 관련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 자주 소통하면 좋을 것 같네요! 보팅과 팔로우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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