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돌아온 조커, 배트맨 – 다크나이트 재개봉

in #kr-movie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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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스토입니다!

CGV에서 다크나이트를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ㅎㅎ
(저는 이 영화를 2011년에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도 OCN같은 TV채널에서 몇 번 봤죠.)

TV에서 몇 번 보았으나, 영화관에선 처음이었습니다. 확실히... 극장에서 보는 영화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현재까지 나온 그리고 앞으로 나올 히어로 영화 중 다크나이트를 뛰어넘을 작품이 나올지 의문이네요.)

이제 다크나이트 리뷰를 시작해볼까요?

이 영화에서 중요인물은 4명입니다.

배트맨(브루스 웨인), 조커, 하비덴트, 레이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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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조커와 배트맨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영화 초반부 조커가 나서기 전까진, 고담시의 범죄는 배트맨과 고든경감에 의해 철저하게 예방되었습니다.
하지만 브루스는 자신의 방식으론 한계가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조커는 바로 이 점을 파고듭니다. 조커가 배트맨을 괴롭힐 수 있는 이유는 무대인 고담시가 부정부패와 범죄가 만연해 있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경찰 일부는 매수되어 자신의 상관보다 범인의 말을 더 잘 들었거든요.

배트맨이 원하는 것은 부정부패가 사라진 고담시의 법이 잘 지켜지고, 그로 인해 범죄가 줄어들어 평화로운 도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담은 이미 너무 썩어있었고, 그래서 배트맨은 그것을 바꾸기 위해 다소 극단적인 방법을 써왔죠.

배트맨이 범죄자를 잡아들이는 방식은 법을 무시하는 행동이었고, 사람들은 결과가 좋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쉬쉬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했지만 결과가 대부분의 일반 시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배트맨이 활동 하는 것에 불만을 갖지 않았던 것이죠. )

한편 고담의 범죄자들은 자신들의 방식으론 배트맨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조커를 용병으로 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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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는 굉장히 특이한 악당입니다.
대부분의 악당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려하지, 영웅의 목적을 막기 위해 행동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슈퍼히어로
영화는 악당들의 목적이 세상에 위협적이기 때문에 영웅들이 나서 저지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죠.

반면 조커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배트맨이 추구하는 것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행동합니다.
그에게 범죄는 하나의 놀이였습니다. 내가 이렇게 반응하면,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를 확인하면서, 새로운 수를 두고 상대의 반응을 관찰하고 행동하면서 즐기는 놀이었습니다.

(시빌워의 제모남작이 조커와 비슷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약간의 차이점이라면 제모는 철저히 계획적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조커는 상대방의 패를 보고 대응하는 즉흥적인 계획을 세우는 타입이었죠.)

배트맨에게 있어서 조커는 굉장히 까다로운 상대였습니다. 아무리 그가 완벽에 가까운 계획을 세워도 조커는 빈틈을 파고드는 악당이었기 때문이죠. (만일 조커의 상대가 데드풀이었다면 조커는 시시한 악당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왜냐면 잡히는 즉시 죽었을 테니까요.)

조커는 배트맨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그가 내세우는 정의란 극단적 상황에선 쓸모없는 것일 뿐이고,
배트맨이 자신의 정체를 감추려 쓴 마스크가 그의 행동범위에 한계를 짓는 물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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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덴트와 브루스가 처음 만나 이야기 하던 중 하비가 하는 말은 이 영화의 모든 것을 꿰뚫는 한마디입니다.

영웅으로 죽거나, 끝까지 살아남아 악당이 되거나.

브루스는 처음 하비덴트를 만난 자리에서 그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기다려온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판단은 생각보다 섣부른 결정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둘이 만나기 전에 하비와 고든의 대화 장면에서 하비의 이중성에 대한 암시가 나오기 때문이죠. 하비는 경찰들이 자신을 고담의 백기사가 아닌 다른 별칭으로 부른다고 말을 했고, 고든은 이에 대한 답변을 회피합니다.

현재 보여지는 하비의 모습은 그의 일부분에 불과하고, 다른 면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고든의 답변회피 모습을 보았을 때, 좋은 면이 아니라는 점을 추측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이것을 모르는 브루스는 하비덴트를 배트맨의 뒤를 이을고담의 영웅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정의감이 투철한 검사인 하비덴트야 말로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고담을 지킬 인물로 본 것이죠.

하비는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었으나, 너무 완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말대로 하면 다 될 것처럼 행동했고, 현실은 이상과 엄연히 차이가 있음에도 타협은 용납해선 안 되는 일로 치부해버렸죠.
게다가 운이라는 이름하에 자신의 방식을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운은 공평하다고 말하면서 동전굴리기를 통해 의견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그가 사용하는 동전에 다른 면은 없습니다. 앞뒤로 같은 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데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것이죠.

한편 배트맨이 자신의 뒤를 이을 사람으로 하비를 지목했다는 것을 조커는 간파한 상태였고, 천천히 그를 망가뜨릴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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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덴트의 활약이 시작되고 고담이 정리되는 듯 보이는 시점에 조커는 배트맨 옷을 입은 시체 하나를 사람들에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배트맨에게 가면을 벗고 자수하지 않으면 매일 사람들을 죽이겠다고 협박메세지를 보냅니다.

이로써 배트맨과의 전면전이 시작됩니다.

하나 짚고 넘어가면, 하비가 가진 동전의 양면성은 이 캐릭터를 나타내는 아주 중요한 상징입니다.
시장의 암살사건이 터지고 난 뒤 하비는 레이첼이 다음 타겟임을 알게 되고 범인 한명을 잡아서 심문을 하게 됩니다.
그 때 그는 범인에게 총을 겨누며 협박을 하며, 동전던지기를 합니다.

결과로 동전의 앞면이 나와서 범인은 목숨을 부지하는 듯 보였지만, 다시 동전을 던지겠다며 자신이 원하는 답을 내놓을 때까지 계속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범인은 아는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 하비는 그의 말을 철저히 무시한 채 확률은 내 편이라고 합니다. 그가 운을 믿는 다는 것은 허울뿐인 것이었습니다. 그의 본 모습은 굉장히 난폭하고 강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영화는 표면적으론 고담의 백기사로 보이는 그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배트맨의 계획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 것과 조커의 타겟으로 지목된 하비가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인가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배트맨은 하비에게 경고합니다, 감정에 치우쳐서 일을 그르치면 안된다고 말이죠. 아직까지 하비는 통제가 가능해보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폭제가 부족했기 때문이고 조커는 그를 망가뜨리는데 사용할 기폭제로 레이첼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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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는 배트맨을 너무 잘 알았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엔 조커는 배트맨의 성향이 자신과 아주 유사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봅니다. 추구하는 것은 달랐을 뿐 성향이 비슷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반응을 예측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행동이 예측가능 하다면, 그것은 곧 이미 이긴 싸움이죠.

배트맨과의 전면전에서 조커는 자신을 들이받으라고 소리치면서 기관총을 난사합니다. 배트맨은 괴성을 지르며 조커의 코앞까지 바이크를 몰고 가지만 그를 들이 받지 않습니다.

조커는 이 때 확실히 알았을 겁니다. 이 녀석은 자신을 죽이지 않고 무릎을 꿇게 하려는 녀석이라는 것을.
조커는 붙잡혀 수감소에 들어갑니다.
(생각보다 쉽게)모든 것은 해결 된 듯 보였고 고든은 청장으로 진급하였고 수감소에 갇힌 조커는 이 소식을 들으며 박수를 칩니다.

배트맨이 조커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조커는 배트맨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너도 나와 똑같은 부류야. 너도 쓰임새가 있기 때문에 저들이 가만히 두는 것이지, 쓸모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 아니다 싶으면 바로 내버릴 걸?

이미 조커는 상황판단이 끝난 상태였죠.
또 이런 말을 합니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야
힘든 시기가 오면 소위 문명인이란 사람들이 더 추악해져.
난 괴물이 아니야 앞을 내다보는 선각자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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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그런 사인 거 하비가 알아?

하비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레이첼을 볼모로 잡을 생각을 한걸 보면 이미 배트맨이 누구인지 감을 잡고 있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가 사라지면 자신의 재밌거리가 사라지기에 알면서도 모른척 했던 것 같습니다.
조커는 납치된 하비와 레이첼 중 한명 만 구할 수 있을거라고 말했습니다.

배트맨은 레이첼에게 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조커는 정보를 반대로 알려줬고 배트맨은 하비를 구하게 됩니다.
하비는 구조되는 도중 얼굴에 불이 붙어 반쪽에 심각한 화상을 입게 되고, 드디어 영화 초반부에 고든이 언급하길 피했던 하비의 다른 별칭이 공개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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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페이스 하비.



결정적으로 하비가 조커의 바람대로 된 이유는 레이첼의 죽음 때문이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사람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분명 하비는 선택 할 수 있었습니다.
선택권이 있었지만, 그의 이성이 산산조각 나버린 상태라 선택지는 하나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조커는 단지 화약이 터질 수 있도록 불을 붙이는 역할을 했을 뿐.

그가 가지고 있던 동전도 타버려서 실제로 앞,뒤가 생겼고 그의 외모도 그렇게 변했으며 그의 성격은 예전과 정 반대가 되었습니다. 극심한 고통으로 타버린 마음이 이성의 통제를 받지 않은 채 날뛰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병원에 입원한 하비에게 조커가 찾아옵니다. 뒤틀려버린 하비가 추구하는 것에 조커는 맞장구를 쳐주면서 하비의 동전에 자신의 운을 맡기죠.

배트맨이 조커를 맡는 동안 하비는 조커에게 매수당한 경찰들을 찾아다니며 ‘너희의 운을 시험해보자’ 고 합니다.

하비가 은밀하게 행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커는 마지막 실험을 진행합니다.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의 본 모습이 들어나고, 문명인이라 부르는 자들이 더 추악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이건 다음 글에서 좀 더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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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배트맨은 조커를 붙잡지만 조커는 자신의 히든카드를 이야기하며 넌 이미 진거라고 합니다. 왜냐면 고담의 백기사를 나락으로 떨어뜨렸기 때문이죠.

하비는 고든의 부하들 때문에 사태가 이렇게 됐다고 생각을 하고 부하관리를 제대로 못한 고든에게 화풀이를 하러 갑니다. 뒤늦게 도착한 배트맨은 하비를 말리려 하지만 그는 이미 통제 불능이었고, 고든의 가족에게 총을 겨눕니다.
하비는 자신만 모든 것을 잃었다고 했는데, 사실 배트맨도 많은 것을 잃었죠.

하비는 고든의 아들을 붙잡아 협박을 하고 있었는데, 배트맨이 레이첼을 구하지 못한 자들에게 화를 내라고 하자 망설임 없이 동전을 굴립니다.
나온 것은 앞면. 배트맨을 쏩니다.
다음은 고든의 차례였습니다. 공중의 동전이 떨어지기 전에 배트맨은 하비를 덮쳐 바닥으로 떨어뜨립니다.
조커의 심문 도중 조커가 말했던

살인은 선택이야.

가 이렇게 실현 되는군요.

고든의 아이를 구하고 자신이 대신 추락해버리는 배트맨.

조커를 붙잡는데 성공했지만 엄연히 배트맨의 패배였습니다.
이제 배트맨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합니다.

하비를 영웅으로 남기기 위해서, 자신이 악당이 되기로 하죠. 이것은 배트맨이라는 히어로였기 때문에 가능한 엔딩 아니었을까요?

배트맨은 다른 영웅들보다 인간적이고, 철학적인 고민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다크나이트는 히어로 영화 상 가장 암울한 엔딩입니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짐을 짊어지는 영웅의 모습은 진정한 히어로의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각인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를 좋아하고 명작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겠죠.
하지만 전 해피엔딩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3번째로 나온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더 맘에 들고, 영화가 끝날 즈음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우리의 영웅이 저렇게 고통 받으며 남길 바라지 않는 마음에서 말이죠.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편에선 다크나이트의 여러 장면들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른 시일내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D

이미지출처
네이버 무비 스틸 컷들 /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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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벌써 했군요! 리뷰가 너무 정성스러워서 벌써 영화를 한 번 더 본 것 같아요ㅎㅎ 크리스토퍼 놀런 영화는
여러 번 봐도 질리지 않고 매번 느껴지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겠죠:)

@ghana531
7.12부터 재개봉이었습니다 ㅎㅎ 놀란의 영화가 제 취향에 맞아서 지난 영화들도 찾아보고 있답니다.
더 가다듬어서 멋진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D

리뷰를 보니까 전에 봤던 기억들이 생각나면서 그 안에 암시나 숨은 의미나 대사에 대해 집중하면서리뷰를 보니 느낌이 색다르네요~ 시간이 날 때 다시 보러가야겠어요!

@kimsunggil
꼭 보러 가세요! ㅎㅎㅎ

우와 극장가서 보셨군요!! 저는 이번주에 덩케르크를 보러가려고 합니다. ^^

@zeroseok
네 야간 시간대라 그런지 한산했답니다~
크... 저도 덩케르크 보고 싶은데 시간이 나질 않네요,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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