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비평) 투키디데스의 함정(Tuchididdes Trap)으로 보는 미-중 관계

in #kr7 years ago (edited)






늑대나 침팬치같은 고도로 사회적인 동물집단을 생각해 봅시다. 이 동물들은 필연적으로 서열을 만듭니다. 공동 일등 같은 경우는 사회적 동물에서 잘 발견되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룰로 서열을 만들고 가장 서열이 높은 개체는 높은 위신을 얻고 먹이, 짝짓기에 우선권을 갖습니다. 이 서열이 가장 높은 개체는 자신에게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개체를 적대적이고 공격적으로 대합니다.

약간은 부적절한 예일수도 있겠습니다. 사람은 늑대도 침팬치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인간이 누군가를 적대적으로 대하게 되는 이유는 비슷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위신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존재가 있을때입니다. 그런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때입니다.

새롭게 부상하는 나라에 기존의 패권국이 위협을 느낄때, 혹은 새롭게 부상하는 나라가 노골적으로 기존 패권국에 도전할 때 국가 사이에도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투키디데스이 함정은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 국가가 기존 패권 국가의 헤게모니를 위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말합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 과정을 다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의 저자 투키디데스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펠로폰네소스전쟁사에서 아테네 사절이 스파르타 의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 그리고 일단 그들의 지도자가 되고 보니 우리는 제국을 현재 상태로 확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선 첫째로 두려움이, 다음에는 체면이, 끝으로 우리 자신의 이익이 그렇게 하도록 강요했습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천병희 역)

패권을 가진 나라와 패권을 추구하는 나라 사이를 전쟁으로 몰아가는 이유가 두려움, 위신, 이익 때문이라는 매우 유명한 문장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지금 무역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막대한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만 분명히 무역전쟁을 시작한 곳은 미국입니다. 중국을 겨냥한 무역전쟁은 단순히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내용으로 볼 수 없습니다. 중국이 첨단제품을 생산하는 경제-기술 강국이 되는 것을 막겠다는 이유가 있습니다.

미무역대표부(USTR)이 발표한 품목에는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 다이오드, 반도체 등이 제재 리스트에 포함됐다. 이는 물량만을 앞세운 단순 제조업 대국에서 핵심 첨단 기술을 지닌 제조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4040929011&code=970100#csidx788b2d5f82be6d08754e3027c23b1ba

점점 심각해 지더니 어제는 사실상 중국의 모든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트럼프 ‘관세 폭탄’으로 중국에 사실상 백기 요구

중국이 첨단기술을 획득하고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가 명백하기 때문에 미국도 적당히 끝낼 수 없고 중국도 그냥 물러나기 힘든 상황입니다.



몇년 전부터 남중국해에서 지속적으로 항행의 자유작전이라는 군사적 압박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자신의 영해라고 주장하는 곳을 의도적으로 침범하는 작전입니다. 비슷한 비유는 아닐 수 있습니다만 부산항에서 12해리(22km) 이내로 적 군함이 통보도 없이 접근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특히 중국이 요새화 해 놓은 섬을 타겟으로 삼고 있으니 중국입장에서 상당히 모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이 작전은 지금 영국과 프랑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서구국가 대 중국 구도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영국·프랑스도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 나선다




미국은 지금까지 건들이지 않았던 대만 문제까지 건들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39년만에 대만에 미 해병대를 주둔시킵니다. 대만에 있는 미국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 건물을 경비하는 역할입니다. 이게 뭐 별거인가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영토로 여기고 있습니다. 자신의 영토에 허가없이 미국의 군대가 주둔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미군이 39년만에 대만에 상주하는 이유는?

트럼프는 대만여행법에도 서명합니다. 그럼 지금까지 대만 여행도 못갔나 생각하시겠지만 이 법은 중국 고위인사와 미국 고위인사가 교류하는 것을 합법화 한 것입니다. 이전에는 미국 고위인사가 공식적으로 대만의 인사를 만나는것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트럼프 논란의 ‘대만여행법’ 서명… 중국 “결연히 반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여행법’에 서명했다며 "미국과 대만의 모든 공무원 간 교류를 장려한다"고 밝혔다.법안은 대만을 아시아의 ‘민주주의의 등불’로 표현하고 있으며 “대만의 민주주의적 성과들은 역내 많은 국가와 국민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표현했다.

단순히 법만 통과시킨게 아닙니다. 법안 문구내용이 정확히 중국의 일국양제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 법과 더불어 대만에 상당금액의 무기판매도 승인했습니다.



미국의 중국정책은 대단히 일관되고 뚜렷한 목표가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위협할만한 군사적 경제적 역량을 갖추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 중국이 첨단기술을 획득하고 경제적으로 더 성장하는 것을 막는것(무역전쟁)
  • 중국의 무역과 에너지공급의 생명선인 말라카 해협으로의 접근을 막는 것(항해의 자유작전)
  • 중국의 정치적 약점인 대만문제를 이용하는 것
  • 일본, 인도, 미얀마, 중앙아시아의 국가들을 포섭해 중국을 군사적으로 포위하는 것

이런 모든 것은 미국이 중국을 잠재적인 적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일관된 목표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런 대 중국 포위전략을 뚫어보겠다고 중국이 계획한 것이 일대일로(一帶一路)입니다. 단순한 경제번영 계획이 아닙니다. 동남아시아의 해상과 중앙아시아에서 경제적 보상으로, 혹은 군사거점을 세워서라도 미국의 포위를 풀어 보겠다는 계획입니다.

문대통령 말대로 여기에 한국이 섣불리 함께 하다가는 중국이랑 같이 목졸리는 수가 있습니다.



중국의 반격이 성공한 곳이 한군데 있습니다. 한반도입니다.


아직까지 확실치 않습니다만 북핵문제에서 실질적으로 이득을 본 것은 북한입니다. 자신의 핵무기를 폐기하겠다는 약속만으로 실질적인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봉쇄를 해소했으니까요.

다 아시겠지만 여기에는 중국의 역할이 있습니다. 미-북 회담 직후 북한은 중국과 3차 정상회담을 합니다. 중국과 북한은 점점 밀착하고 있습니다.
북중회담 주시하는 美…트럼프는 침묵 중…복잡한 속내

중국은 북한을 자기편으로 확실히 끌어드렸고 한국, 일본, 미국의 군사-외교적인 단결은 흔들어 놓았습니다. 북핵 폐기 과정에서 중국은 자신의 이익에 맞게 북한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상태입니다.


2차세계대전 직후 헤게모니가 아무런 충돌이나 마찰 없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간 일이 있습니다. 이 두 나라가 종교적, 인종적, 문화적으로 대단히 비슷한 나라였고 공동의 적과 같이 싸워왔기 때문입니다. 또 소련이라는 공동의 적을 눈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의 실질적인 힘을 본 영국이 현실을 인식하고 추후 미국의 헤게머니에서 일정 지분을 받는 정도로 만족했던 면도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도 이런 우호적인 관계가 가능할까요? 제가 볼 때, 불가능합니다.

미국과 중국은 문화적으로 인종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특히 정치체제는 미국과 서구가 보기에 협오스러울 뿐더러 대단히 국가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입니다. 미국에 솔직한 마음을 물어본다면 소련이나 나찌독일이 오히려 말이 통하는 상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려는 의지와 능력을 잃지 않는 한 앞으로 지속적으로 미국과 중국은 계속 투닥거릴겁니다. 상황이 심각해 지면 인도, 미얀마, 남지나해, 대만, 한반도 어느 곳에서 실제로 두 나라가 직간접적으로 충돌할 수도 있을겁니다.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겠습니다. 사실 새우가 고래싸움에 끼고 싶었겠습니까. 고래싸움에 낄 여지가 없으려면 북핵문제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해결되어서 중국이 북핵문제를 미국에 레버리지로 사용하는 도구로 활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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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영향력은 참 대단하더라구요. 북핵 문제를 가지고 무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아야 하는 부분에 굉장히 공감이 됩니다 ㅠ

중국이 대단하다기 보다 미국의 주적으로 찍혔다고 봐야죠^^ 둘 간의 다툼이 본격화 하기 전에 북핵문제가 확실히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중국의 행보를 보면 자국외 타국이 자국에서 수익에 영향이 있는 행보를 하면 바로 규제를 하더라구여...결국 그런 욕심이 가득한 폐쇄규제가 미국의 주적이 되었네요. 인과응보라고 봅니다....대신 우리나라까지 흽쓸릴수 있으니 그게 불안하긴해요.....ㅠ

중국의 정책이 과두 엘리트의 이익에 맞게 권위주의적인 국가를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이 볼때, 폐쇄적이고 독재적인 체제로 보이죠. 과두 엘리트의 규모와 배타성만 다를 뿐 북한과 크게 다를 게 없는 나라입니다..

크...견해가 어마어마하십니다... 결국 같은 공산주의 국가라서 다를 게 없는 부분....중국도 독제자 체제(이미 공산당이...)가 한 명의 지휘자에게 몰렸다면....그 많은 인구를 가지고 엄청난 전쟁을 저지르지 않았을까 싶어서 무서운 동네긴합니다 ㅠㅠ

새우는..그냥 가만히..눈치보면서..조심조심..
참 난감합니다만.. ㅎㅎㅎ

가능하면 미국과의 관계가 굳건한 상태에서 적당히 미-중 문제에 거리를 두는게 최선이겠지요.ㅎㅎ

알아서 눈치껏 참 잘피해가야 할텐데 말입니다.. ㅎㅎ

처음 알게되는 상식이네요.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작지만 보팅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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