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밋수다] 블록체인 뉴스미디어 시빌(Civil)의 뉴스룸들

in #kr6 years ago (edited)

시빌(Civil)의 뉴스룸을 돌아보다

VOL.1
2018-07-21 | Written by @kyunghanyou

    시빌의 뉴스룸
    무엇이 다른가

블록체인 뉴스미디어에 관한 글을 쓰는 중에 시빌에 론칭되어있는 뉴스룸을 둘러보았습니다. 초기부터 주목받았지만, 서비스가 몇 차례 지연되면서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뉴스 콘텐츠 서비스가 드디어 제공되기 시작한거죠.




Block Club Chicago "Sears Signs..."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역시나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교차되고 있습니다. 일단 기대되는 점부터 얘기하면, 서비스가 "일단" 시작은 되었다는 겁니다 ㅠㅠ 콘텐츠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서비스가 중간에 엎어지지 않고 개시되었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겠습니다.



시빌(Civil)에 론칭된 뉴스룸(2018년 7월 21일 현재)

그렇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뉴스에 대해 갖고 있던 기대치가 있는 만큼 현재 론칭된 뉴스룸들과 뉴스콘텐츠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평가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특히 이들 뉴스룸과 뉴스콘텐츠가 정말 대안적인 저널리즘의 미래를 그리는 데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나름의 평가와 전망이 더해져야겠습니다.



평가와 전망


뉴스룸의 유형

시빌에는 현재 4개의 뉴스룸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뉴스룸의 등록 방식은 이미 다른 분들께서 많이 언급해주셨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등록된 뉴스룸을 보면 <콜로라도 썬(The Colorado Sun)>, <블록클럽 시카고(Block Club Chicago)>, <더 리버(The River)>그리고 FAQ NYC 등 모두 4개입니다.
이들 중에 FAQ NYC는 팟캐스트, 나머지는 지역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페이퍼의 성격을 지닌 뉴스룸이네요. 실제로 이들 운영진의 면면을 보면 주로 커뮤니티 페이퍼에서 취재와 편집을 담당했던 기자출신들이 많습니다. FAQ NYC는 조금 독특한데, 공동설립자 격인 CHRISTINA GREER는 포담대학교의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참고로 포담대학교는 뉴욕시에 위치한 흑인명문대학이죠.) 그리고 프로듀서인 알렉스 린은 영화제작자 겸 저널리스트입니다. FAQ NYC의 콘텐츠를 아직 보진 못했지만, 일반적인 팟캐스트와는 조금 다른 다큐멘터리 형식의 리포트와 유사할 것이라고 예측해봅니다.

시빌의 뉴스룸이 어떻게 확장될 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초기 뉴스룸의 형태만을 본다면, 로컬 커뮤니티 페이퍼들이 당분간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뉴스미디어로서 시빌이 갖는 위상은 커뮤니티 페이퍼 네트워크 정도가 될텐데, 이 그림이 시빌이 애초에 의도했던 지향점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시빌은 앞으로 어떤 뉴스룸이 진출해야 할까요? 제가 볼 때는 광고주가 붙을 수 없는 매우 비판적이면서도 정교한 분석이 가미된 형태의 독립언론, 국내로 따지면 "뉴스타파"와 같은 미디어가 진출해야 시빌의 지향점과 어느 정도 가치결합적인 성격을 띨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의 로컬 페이퍼 연합체와 같은 성격이 시빌의 가치와 상반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단, 시빌의 가치를 이들 뉴스룸을 통해 입증하려면 뉴스콘텐츠의 품질과 특징이 보다 뚜렷해야 합니다. 이는 결국 다음 문제인 뉴스 콘텐츠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뉴스 콘텐츠: 돈을 주고 볼 만한가? 도대체 왜, 혹은 굳이 뭐하러?

나름 독립적인 뉴스룸, 즉 검열저항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뉴스룸에서 제공하는 뉴스콘텐츠가 어떠한 차별성을 갖는지에 대한 질문은 향후 블록체인 뉴스미디어와 저널리즘의 방향성을 진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현재 론칭된 시빌의 뉴스룸이 제공하는 뉴스콘텐츠를 보면 솔직히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현재 살펴볼 수 있는 뉴스가 블록클럽 시카고의 지역소식 정도라서 그럴까요? 여기에 게시된 뉴스들은 여느 로컬 뉴스페이퍼의 기사들과 별만 다르지 않아보입니다. 위의 사진에 해당하는 기사는 시카고에서 시어스(Sears) 매장이 완전 철수했다는 기사인데, 제가 만약 이 기사를 썼다면, 시카고 지역주민들만 알 수 있는 시어스의 로컬 히스토리를 시카고식으로 스토리텔링했을 것입니다. (단순히 간판 떼는 동영상 링크할 게 아니라요ㅠㅠ)

섣부른 평가일 수 있지만, 현재 시빌 뉴스룸에서 제공하는 뉴스콘텐츠는 엄밀히 말해서 그다지 특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퀄리티가 우수하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왜 돈을 주고 봐야 하는지, 독자들에게 그러라고 설득할 수는 있는지 솔직히 의문이 듭니다. 이는 시빌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뉴스를 보고 나서 언급한 일련의 평가들과 동일선상에 있는 문제제기입니다. 시빌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기 때문에, 막상 나온 아웃풋을 보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사실 소문난 잔치도 아니었죠, 먹을 건 별로 없어보입니다만...)
어찌 됐든, 시빌은 이제 시작도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는 "어떻게 차별화된 뉴스룸을 운영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어떠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해갈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보입니다.
돈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만, 독자들은 돈을 주고 구매한 콘텐츠에 대해서는 훨씬 더 엄격한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실험에는 기한이 존재하고 정해진 기한이 지나면 어설픈 실수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K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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