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팀] 30세기 우주에서 펼쳐지는 SF 대활극 -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in #kr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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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저도 명작이라고 불리우는 스페이스 오페라 작품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새로운 신화라고도 이야기되는 [스타워즈], [스타트렉]의 양대산맥은 물론이고 존 스칼지의 '유령여단' 시리즈나 다나카 요시키의 [은하영웅전설], 애니메이션으로는 [카우보이 비밥] 등등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모험과 전쟁, 정치의 드라마라면 일단 덮어놓고 읽기 시작하는 편입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에 흠뻑 빠져든 작품이라면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를 들 수 있겠습니다.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는 30세기의 우주를 무대로 하는 작품인데, 이 30세기 우주는 두 가지 과학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먼저 많은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에서 공간 이동 기술로 등장하는 웜홀을 통한 우주선의 행성 간 도약이 그 주요한 기술 중 하나입니다. 작중에서 주요하게 언급되는 행성들은 지구를 포함하여 30여 개 정도 되는데, 이 30여개 행성들이 몇 개의 웜홀 게이트를 중심으로 묶여 있다는 설정입니다. 우주로 떠난 지구인 개척대의 후손들이 30여개 행성에 뿌리를 내려, 각자의 행성을 중심으로 국가를 세우고 은하문명권을 형성하고 있다는게 이 시리즈의 세계관이죠. 모든 등장인물은 지구인의 후손들로 설정되어 있으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외계인은 따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과학기술은 생명공학이 기가 막히게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행성에서 복제인간 기술이 일반화 되었으며, 뇌나 주요 장기에 치명상을 입지 않은 이상 냉동 장치로 보존했다가 냉동 치료 기술이 발달한 행성에서 죽은 사람도 살려 낼 수 있을 정도로 의학 기술이 발달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과학기술이 매우 발달한 행성으로 묘사되는 베타 개척지에서는 태아의 인공수정을 통해, 긴 임신 과정 없이 인공자궁으로 아이들을 출산하는 것이 일반화 되었으며 남자들만 존재하는 행성 아토스에서도 인공수정을 통해 남자아이들만 출산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뿐 아니라 유전공학을 통해 전투에 특화된 생명체를 만들어 내거나, 사람들에게 특정한 경향성을 심어주는 것도 가능한 세계가 바로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30세기 우주입니다.

이러한 세계관에서 주인공 마일즈 보르코시건은 상당히 특이한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수백년 동안 다른 행성과 교류 없이 '고립시대'를 지내온 바라야 행성 출신인데요, 이 바라야 행성은 고립시대를 거치면서 거의 유럽 중세 시대 수준까지 과학 기술이 퇴보했다가, 외행성 제국인 세타간다의 침략에 대해 끈질긴 독립 투쟁을 펼치는 가운데 군국주의적 성향이 강한 제국으로 자리매김한 행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라야 행성은 오랜 전쟁을 치르면서 군사 관련 기술은 발전했지만, 국가의 제도나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다른 행성과 같은 개방성과 합리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입니다. 일종의 기사-귀족 계급인 '보르'들이 지배하는 바라야 행성에서 군인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마땅치 않다고 여겨지는 여성과 장애인들은 '정상 남성'에 비해 차별 받는데요, 바라야 여성들의 권리는 18~19세기 유럽 수준이며, 장애인들은 아예 저주 받은 돌연변이로 불리며 배척의 대상이 되기 마련입니다.

주인공인 마일즈 보르코시건은 바라야 제국의 황위 계승 내전을 거쳐 제국 권력의 중추에 선 위대한 장군인 아랄 보르코시건과, 그 부인이자 베타 개척지 출신의 개방적이고 강인한 여성 코델리아 네이스미스의 아들입니다. 코델리아 네이스미스는 시리즈 초반의 주인공이기도 한데, 베타 개척지 출신의 군인이자 우주항법사로 자유롭고 합리적인 베타인의 사고를 가지고 바라야 행성에 정착, 여성권이 형편 없는 바라야 제국의 변화를 위해 힘쓰는 인물로 나옵니다.

바라야 제국의 내전 중, 반란군의 독가스 공격으로 인해 어머니 코데릴아가 중독 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에 주인공인 마일즈 보르코시건은 선천적으로 뼈가 매우 약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뼈가 약한 만큼 성장 속도도 느려서, 마일즈는 시리즈 내내 '난쟁이', '곱추' 등의 비하에 시달리게 됩니다.

행성 권력의 중추에 선 바라야 제국 수상 아랄 보르코시건의 아들로, 황위 계승권자이면서 곧 백작의 자리를 이어 받게 될 '보르' 계급의 총아 마일즈 보르코시건이지만, 한편으로는 돌연변이가 백작 가문을 계승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여기는 보수적인 할아버지로부터 어릴 적 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기사 계급의 일원이면서도 장애를 이유로 사관학교 입학 시험에서 떨어지게 되는 차별 대상인 장애인인 것이죠. 봉건적인 바라야 행성 최고의 권력 핵심 계층이면서, 한편으로는 폐쇄적이고 차별적인 바라야 사회의 소수자인 마일즈 보르코시건의 정체성 갈등은 시리즈 전반을 꿰뚫은 핵심적인 주제로 나타납니다.

쉽게 말하자면, [왕좌의 게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티리온 라니스터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라니스터 가문의 아들이지만, 왜소증에 걸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악마의 자식'으로 불리우는 티리온 라니스터. 다만 티리온 라니스터와 마일즈 보르코시건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티리온의 아버지인 타이윈이 냉혹하고 자기 아들에게도 잔인한 인물이었다면, 마일즈의 부모인 아랄과 코델리아는 마일즈를 매우 아끼고 사랑한다는 점에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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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에서 티리온 라니스터 역할로 열연한 피터 딘클리지. 개인적으로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영상화가 이루어지면 피터 딘클리지가 주인공 마일즈 보르코시건 역할로 딱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는 비상한 머리와 언변, 그리고 군사적 재능을 타고 난 마일즈 보르코시건이 바라야 제국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가, 우연한 사건으로 우주 용병 함대의 제독 마일즈 네이스미스를 자칭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우주 대모험이 시리즈 전반의 내용을 차지합니다. 마일즈는 답답한 바라야 제국의 귀족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자유로운 용병 함대의 제독으로 두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우주를 넘나들며 바라야 제국의 이해를 관철시켜 나갑니다. 그러한 모험 속에 전쟁, 첩보전, 추리, 멜로 드라마, 정치극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 이 시리즈의 재미입니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마일즈 뿐 아니라, 마일즈와 함께 하는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시리즈의 재미를 더해주는데, 특히 상당 수의 캐릭터들이 어떤 소수자성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라는 점이 눈에 띄는 점입니다. 보르코시건 시리즈에서는 장애인, 여성, 식민지 출신 등 전통적인 소수자들 뿐 아니라 30세기 우주의 새로운 소수자 상인 양성인, 복제인간, 소수 종족 등이 이야기의 중심 축에 서있는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특히, 주인공 마일즈의 활동에 있어서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사건이 자신의 영지에서 벌어진 장애 영아 살해 사건이라는 점 역시 의미심장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는 30세기가 되어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계급과 차별에 맞서서 더 나은 방향으로 세상을 바꿔나가고자 하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는 그 해 최고의 SF 장르의 소설, 영화, 드라마 등을 꼽는 휴고 상에서 단행본들이 여러 번 수상하기도 했는데, 특히 2017년 휴고 상에 새롭게 신설된 '베스트 시리즈' 분야를 수상하면서 최고의 SF 작품 중 하나라고 입증 받기도 했습니다 ㅎㅎ 한국에서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사에서 전체 시리즈에 대한 번역 출판에 도전하고 있는데, 열 번째 단행본인 '메모리'의 출판 이후에는 3년째 신간 소식이 없네요 ㅠㅠ 이번 휴고 상 수상이 신간의 발매를 재촉해 주리라 믿고 있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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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SF영화라면 사죽을 못쓰는데 재미있겠네요 ^^
짱짱맨 태그 보고 왔어요!~~
보팅+댓글 달고가용!
나중에 한번 제 포스팅에 놀러오세요!~^^

즐거운 스티밋!
힘내세요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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