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가성비 갑' 무선 이어폰 '모비프렌 라이트'

in #sct-consumer5 years ago

먼저 고백하자면, 무선 이어폰을 즐겨 사용하지 않는다. 지금 주로 듣는 이어폰도 유선이다. 유선 이어폰을 가까이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충전하는 것의 번거로움과 오픈형 이어폰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요즘 무선 이어폰은 대부분 커널식이다.

다행히 지금 쓰는 스마트폰은 3.5mm가 있다. 그러나 최신 스마트폰은 점점 3.5mm 단자 없이 출시된다. 언제까지 유선 이어폰을 고집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대세란 그런 것일까. 그나마 어떤 무선 이어폰이 괜찮을까 찾고 있는 시점에 모비프렌 라이트를 만났다.

우선 무선 이어폰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이유를 상기해봤다. 커널식 이어폰이 불편한 이유는 이물감이다. 귀를 꽉 막고 있는 커널식은 주변 잡음을 막는데 유용하지만, 답답하다. 물론 주관적인 취향이다. 특히 배터리까지 장착한 커널식 무선 이어폰이 주는 묵직함은 쉽게 견디기 힘들다.

모비프렌 라이트는 이런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커널식이긴 하지만 이물감과 묵직함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가벼운 무게 덕분이다. 모비프렌 라이트 이어폰 한쪽 무게는 4.9g 수준으로 상당히 가벼운 무선 이어폰에 속한다. 바로 직전에 리뷰했던 무선 이어폰 한쪽 무게가 6g이었다. 1.1g 차이는 귀에 꽂았을 때 더욱 분명해진다.

무선 이어폰을 찾지 않는 두 번째 이유도 떠올려봤다. 무선 이어폰은 배터리가 필요하다. 충전용 크래들을 항상 들고 다녀야 한다. 유선 이어폰이 선(케이블) 때문에 불편함을 겪어야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최대한 작고 가벼운 게 좋다. 그런 점에서 모비프렌 라이트는 무난하다고 봤다. 본격적인 리뷰를 하기 전 제품에 흥미를 가지기 위한 개인적 사전 절차였다..

알만 한 사람은 모비프렌을 안다. 한때 세계 최고가 블루투스 이어폰 제조사로 주목을 받았다. 국내 기업이다. 제품 기획부터 설계, 개발, 판매까지 국내에서 해결한다. 생산은 중국 공장과 구미 공장 두 곳이 담당한다. 우리 기술력이 녹아 있는 이어폰이다.

모비프렌이 가장 강조하는 건 음질이다. 삼성전자와의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쌓은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블루투스 모듈을 집적화했다. 10년 이상 자체 기술과 노하우, 음악 업계 종사자들의 피드백으로 모비프렌만의 음질 튜닝 체계를 확보했다. 모비프렌 라이트는 음질을 강조하는 모비프렌의 첫 TWS(True Wireless Stereo) 이어폰이다.

제품 박스를 보면 'Tuning by Don Spike'라고 적혀있다. 모비프렌 라이트 튜닝 작업에는 작곡가 돈 스파이크가 참여했다. 돈 스파이크는 모비프렌 라이트 제품 외에도 모비프렌 블루투스 이어폰과 헤드셋 제품 튜닝 작업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다.

제품을 열면 우선 간편 사용 설명서와 크래들이 보인다. 광택이 있는 블랙 색상이 눈에 들어온다.

전체 구성품이다. 무선 이어폰이 있는 크래들과 충전 케이블, 이어팁이 있다. 이어팁은 무선 이어폰에 장착된 것까지 합쳐서 총 3개다. 대·중·소 사이즈로 자신의 귀에 맞는 이어팁을 끼우면 된다.

제품 충전은 마이크로 5핀 단자를 사용한다. 최근 USB-C타입 충전기가 늘어나고 있는데, 아지까지 마이크로 5핀 충전기가 상당수 일 것이다. 향후 USB-C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 전환 젠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크래들이 상당히 가볍다. 크래들 자체 무게는 33.5g이다. 좀 더 고급스러운 내장에 무게가 나가는 고가 무선 이어폰보다 간결한 디자인에 가벼운 크래들이 휴대하기 용이하다. 내구성 문제는 크게 없어 보인다. 크래들 앞면에 3개 LED 불빛이 있는데 3개 모두 켜져 있으면 배터리 잔량이 100%다. 2개는 66%, 1개는 33%다.

대부분 무선 이어폰처럼 좌·우 이어폰이 고정돼 있다. 앞에 빨간빛이 보이는데, 충전 중이기 때문이다.

무선 이어폰은 자석식으로 딸깍 소리와 함께 크래들과 분리할 수 있다. 다시 장착할 때도 자석에 맞춰서 쉽게 끼워진다. 무리해서 충전 단자를 찾아 끼우는 불편함이 없다. 크래들에 보이는 금색 두 개 단자와 무선 이어폰에 있는 금색 단자가 서로 접합한다.

사전에 모비프렌 라이트를 스마트폰 블루투스 동기화했다면, 크래들에서 탈착하자마자 페어링 된다.

블루투스 연결 제품명은 MFB-T4000R이다. 모비프렌 라이트는 블루투스 5.0 버전이다. 기기를 찾는데도 순식간이다. 페어링 하는데도 1초가 걸리지 않는다.

여기서 잠깐 배터리를 언급하기로 한다. 모비프렌 라이트는 연속 통화 시간이 약 5.5시간이다. 연속 음악 시간은 4.5시간, 대기 시간은 62시간이다. 1시간 30분 만에 완충할 수 있다.

100% 충전 상태에서 계속 음악을 틀어놓고 기다렸다. 약 한 시간 뒤에 봤을 때 무선 이어폰 배터리가 90% 남았다. 완전히 방전될 때까지 기다리진 못했지만, 초기 배터리 소진은 그렇게 빠르지 않은 듯하다. 명시한 4.5시간의 연속 음악 시간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음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음질만큼 리뷰하기 난감한 것도 없다. 우선 절대 음감이니 저역과 중역대를 명확하게 구분할 만큼 귀가 좋지 않다. 그저 내가 듣기 '좋다' '나쁘다' 정도만 구분한다. 이 또한 주관적이라 애매하다.

연주 동영상을 틀어놓고 화면을 보면서 음악을 듣는 걸 즐긴다. 어떤 악기를 연주할 때 어떤 소리를 내는지 쉽게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비프렌 라이트는 베이스 음이 충분히 강조된 것 같다. 하지만 살짝 뭉그러지는 느낌이 없지 않다. 예를 들어 더블 베이스 음 변화가 아주 매끄럽게 구별되진 않는다는 의미다.

반면, 고역대에서는 음 변화가 깔끔하게 들렸다. 에코가 좀 강조돼 부담스럽긴 하지만, 듣기 나쁘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점수를 주자면 5점 만점에 4점 정도 주고 싶다. 역시 개인 취향이다. EQ 설정이 가능한 독자 앱이 하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했다.

음악이 아니라 팟캐스트를 들었을 때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화자의 발음이 깨끗하게 들려 기분이 좋았다.

음악을 듣다가 끊어지는 현상은 겪지 않았다. 통화 중에도 마찬가지였다. 통화 음질은 괜찮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상대방 목소리가 깔끔하게 들려왔다. 내가 말한 목소리는 상대방이 듣기에 조금 작다고 했다. 스마트폰으로 직접 들었을 때와 비교해서다. 스마트폰 볼륨을 높이니 문제는 없었다. 통화용을 쓰려면 한쪽만(싱글버드) 있어도 된다.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다기능 버튼이다. 전화를 받을 때 한번 누르면 된다. 음악을 들을 때 한번 누르면 재생, 다시 한번 누르면 멈춤이다. 왼쪽(L) 이어폰 버튼을 두 번 연속 누르면 소리가 줄어든다. 오른쪽(R) 이어폰 버튼을 연속 두 번 누르면 소리가 커진다.

귀에 착용하면 확실히 가볍다는 느낌을 알 수 있다. 필자 경우 중간 이어팁으로 귀에 딱 맞았다. 모비프렌 라이트를 귀에 꽂고 1시간가량 밖에 나가 달렸다. 이어폰이 떨어지는 일 없이 안정적으로 고정됐다.

표시된 마이크 부분을 입으로 향하게 살짝 돌려 끼우면 더 안정적이다. 이어폰 옆면이 귓바퀴 안쪽에 닿아 딱 맞게 고정된다. 마이크가 입을 향할 때(살짝 앞을 향하는 아래 방향) 통화 소리도 좀 더 명확해지는 듯하다.

가격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모비프렌 라이트가 20만~30만원대 TWS 이어폰과 비교해 더 뛰어나다고 하진 못하겠다. 가볍다는 것과 음질이 괜찮은 수준이란 점을 앞세울 수 있지만, 고가 TWS 이어폰을 압도할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가격대비성능비(가성비)를 따지면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9만9000원인데, 모비프렌 몰에서는 7만9000원에 할인해 판매 중이다. 좀 더 찾아보면 7만원대보다 저렴한 가격도 찾을 수 있다. 10만원도 되지 않는 가성비 높은 TWS 이어폰인 건 분명하다. 국내 제조사가 개발한 TWS 이어폰, 모비프렌에 좀 더 관심이 생기는 이유다.

모비프렌은 블루투스 음향기기를 청음 할 수 있는 청음 매장을 운영한다. 시간이 있을 때 한번 방문해 직접 들어보고 판단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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