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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flight6 years ago

뒤셀도르프 공항에 도착해서 이번 출장을 돌아보고 있다. 보딩패스를 받아야 안심이 될 것 같다. 아니 한국에 발을 딛고 짐을 찾기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무언가 어두운 기운이 계속 나를 쫒아오고 있다.

출발 당일 갑자기 입원한 동료는 식중독인듯 하다. 새벽에 병원에 가서 링겔을 맞으면 못간다는 연락이 왔다.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너무 힘을 쏟는 것은 무조하다. 차라리 해야할 일에 집중할 때다.

터미널을 확인하려고 단독방에 메세지를 띄웠다. 도착시간도 말해줬다. “비행기가 취소됐다는데요!”, “힘든 출장이 될꺼 같아”, “여행사 전화 안갔어요” 이런 황당한 일이.. 그리고 비행기 표를 구하느라 난리가 났다. 일정보다 늦춰진 일정으로 결정했다.

아시아나 사무장도 이런 일은 드물단다. 비행기에 잠들고 일어났는데 비행기가 아직도 땅에 있다. 한 시간을 지체했으니 갈아탈 비행기를 위한 예비시간이 한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기장이 사과방송을 한다. “중국 하늘의 교통체증으로 도착 시간이 3-40분 더 늦어질 예정입니다” 이런 연결편 비행기는 구경도 못하게됬다. 사무장에게 좀 따졌다. 이 영반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도착해봐야 알 수 있단다. 도착해서 한 시간뒤 비행편에 몸을 싣었다

12시간이면 호텔에 도착할 곳을 24시간에 걸쳐 도착했다. 멀쩡한 제품이 남의 집에가면 문제를 일으킨다. 다시 갖고와서 우리집에 놓으면 멀쩡하다. 이처럼 환장할 노릇도 없다. 이런 이유로 전시회 설치하는 날부터 새벽출근을 했다. 설치를 하고나니 하루가 길고 피곤하다.

전시회를 마치는 날에는 어느 때보다 철거작업이 빨리 끝났다. 문제는 창고로 보내진 wooden box가 창고 제일 깊은 곳에 있단다. 이로 인해 멍떼리며 두 시간을 기다렸다 퇴근했다. 저녁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체코를 경유해서 마드리드로 가는 녀석과 기차로 푸랑크푸르트로 떠나는 동료들에게 인사를 했다.

떠나는 날 새벽부터 전화기가 바쁘다. 한국은 토요일이고 고객님도 쉬는 토요일에 누구지? 짧게 일어났다고 대꾸하고 다시 잠들었다. 누군가 급하게 방문을 두드린다. 체코가는 비행기가 결항되었단다. 동료의 애타는 보이스톡 목소리도 들린다. ‘이번 출장 참 다채롭구나’ 항공사에 전화를 하니 체코는 늦게 끊어주고 마드리드는 다음날 보내준단다. 일정은 다 틀어져서 한국 오는 일정도 문제가 된다. 급할 수록 물러서서 봐야한다. 전부 일정취소시키고 한국으로 먼저 보내기로 했다. 한국 여행사에 표를 물어보니 항공료만큼 비용이 나온단다. 항공사는 체코까지만 환불해주겠단다. 전화받는 인도녀석이 전화기 줄을 당기면 내 앞까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료가 CM(complaint manager), CS(complaining specialist)라고 한 농담이 일상생활이 되어가고 있다.

인도 서비스 센터를 닥달해서 안전하게 취소하고, 공항에 잔류한 직원을 찾으러 먼저 출발했다. 호텔에 있는 직원들에게는 시간 맞춰 공항에 오라고 했다. 쓰나미처럼 다가오는 어둠의 기운이 느껴진다. 단톡방에 오늘 마음에 새길 단어는 “조신”이라고 적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직원을 만났다. 호텔을 예약하고 우리가 도착하는 곳을 몰라 터미너을 왕복했단다. 어려울수록 긍정적인 생각을 갖으라고 했다. 아침부터 두 세시간 힘을 썼더니 배가 고프다. 만만한 맥도널드에 가서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 Kiosk에서 전자주문을 했다. “card please”란 글자를 보며 기계가 말이 짧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녀석 주문표를 뱃지않는다. 그러고보니 앞 사람이 투덜거리며 간 이유가 있었나보다 ‘자식 고장났다고 말이라도 해주고 가던가!’ 직원을 찾아서 이야기하기 종이가 떨어졌단다. 그냥간 앞사람과 우리 주문표가 나왔다. 받아온 음식에 빨대가 없다. 할 말이 없다.

어이가 없어서 서로 얼굴을 보며 긍정의 마인드를 회복하려 노력했다. 서로에게 격려와 농담을 주고 받았다. 데스트네아션처럼 쫒아오는 악의 기운은 의식할수록 더 자주 마주친다. 한 녀석이 머리를 숙이고 졸기 시작한다. 나는 이러한 에피소드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띠로리로리~~” 벨이 울린다. 출장의 에피소드를 기록하며 키득거렸다. 졸던 녀석이 일어나면 “불길한데”라는 말을 했다. 블라블라 “또 결항이라고요? 실장님 제가 스피커폰을 켤께요” 극심한 피로가 몰려온다 비행기 이름도 KL18xc이더니....

다행이 하프밀리언 카드가 도움이 된다. Priority로 갔다. 요즘 자주 결항되냐니 ‘0nce in a week’란다. ‘we are twice a week’라고 했더니 자기 잘못은 아니란다. 맞는 말이다. 동행중 한 명은 이스탄불을 경유해서 서울로 가고 나머지는 프랑크푸르트다. 하필 한국어만 익숙한 사람이 떨어졌다. 사무실에 한참을 전화해서 내일 비행기로 전부 변경했다. airport hotel과 저녁, 점심을 제공해준다. 바우처를 달라니 흔쾌히 준다. KLM을 타면 선물을 살 수 있다. 10유로어치 음식을 먹거나, 마일리지를 쌓아준다. 세 가지 선택 다 맘에 안든다. 호텔에 왔더니 18시 체크인은 명단이 안와서 20시라고 한다. 마나님에게 경과보고를 하고 멍떼리고 있다. 다시한번 극심한 피로와 어둠의 기운이 느껴진다. 에라모르겠다. 읍내에 나가서 김치찌게에 소주나 마셔야겠다.

아니 마늘이라고 진창 먹어야하나. 보상프로그램을 이야기하며 동료가 “급전필요하면 KLM을 타면 될꺼같아요”라고 농담을 한다. 떼릴뻔했다. 긍정적으로...... 그 와중에 여행사 사장에게 문자를 보낸다는걸 실장에게 보내고 열심히 사과 문자를 보내는 녀석도 있고 ㅎㅎㅎ 내일은 어떻게는 집에 가겠지. 극심한 피로는 좀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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