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806) 의외의 장소에서의 뜻밖의 만남
지난주 토요일에 친구 만나러 남이섬에 갔었다. 날도 더웠고 의욕도 없이 책상 앞에 멍하니 앉아 있는데 친구한테 전화가 왔었다. 딸내미랑 딸내미 친구들이랑 남이섬에 가고 있는데 차가 엄청 막힌다고...바람 쐬러 오라는 얘기에 전화 끊고 두 시간 후쯤 용산에서 청춘 itx를 타고 가평으로 가서 친구를 만났다. ㅎㅎ
입장료가 13000원이라 조금 비싸긴 했지만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친구랑 배 타고 남이섬에 들어갔다. 초등학교 때 아부지랑 갔던 기억이 있는데 그 이후론 갔었는지 안 갔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생각보다 정리가 잘 돼 있었고 산책로며 자전거길이며 작은 열차까지...옛 기억 속의 그곳은 아니었다.
친구 딸내미는 친구들이랑 놀고 난 친구랑 떡볶이/오징어 튀김에 맥주 한 잔 하고 갤러리도 구경하고 커피 마시고 놀던 중에 싱가폴에 있는 이모한테 연락이 와서 이모 할머니랑 화상 통화가 안 되니 뭐가 문제인지 가서 봐 줬음 해서 친구를 버리고(?) 혼자 남이섬에서 나왔다. 이모 할머니 댁이 회기동이라 집에 가는 길에 들리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친구랑 헤어지고 나서 배 타러 나오는데 너무나 반갑게도 장덕 노래비가 있었다. 난 여태까지 장덕님이 우리 동네에서 생을 마감한 줄 알았다. 그런데 방금 찾아보니 우리 동네가 아니고 마포구 염리동의 한 아파트에서였다. 아마도 우리 아파트에 작업실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시절 구상 시인 작업실이 우리집 밑의 밑의 밑의 층에 있었다. 누군지도 모르면서 인사하고 다녔었는데 그 분이 구상 시인이셨다. 흰 수염을 멋드러지게 기르고 다니셨다.
어쨌거나 장덕 노래비를 보고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떠올라 몇 자 적어 본다.
천재이지요..
맞습니다. ^^ 이거 한글 관련 사진 응모전에 응모해서 커피 한 잔 얻어 마셨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