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T Column: 블록체인이 리더십을 변화 시킬 수 있을까

in #coinkorea8 years ago (edited)



KEEP!T Column


얼마 전 칼럼에서 다루었던 게임 이론 속 전략 팃포탯(Tit-for-Tat)을 기억하시나요? 먼저 호의를 베풀고, 상대의 반응에 따라 기계적인 대응을 취했던 전략이죠. 그간 상대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이 전략에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상대도 호의를 베풀면 나도 호의를, 불이익을 줄 경우 나도 불이익을 주는 기계적 대응만이 있었을 뿐입니다.

재밌는 부분은 이러한 전략적 행동을 이미 우리는 목격하고 있습니다. 가장 팃포탯 전략을 사랑하는 사람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아닐까 합니다. 불과 수개월전에는 날카로운 창으로 북한을 위협(?)하던 그가, 대화를 원한다는 외교적 메세지를 받은 뒤로 언제 그랬냐는 듯 평화의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팃포탯 전략은 분명 시스템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썩 유쾌하지 않습니다. 팃포탯 전략을 구사하는 리더, 그는 정말 마냥 좋은 리더일까요? 적어도 "전체적인 이익"의 측면에서는 그래왔던 것 같지만, 하급자 입장에서는 냉정하고도 차가운 상사일 뿐입니다.

성공한 CEO들의 특징


성공한 CEO 10명 중 2명은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상당히 무서운 통계입니다만, 잘 뜯어보면 꼭 놀라울 일인 것 만은 아닙니다. 단순하게 접근하면, 성공한 CEO들은 대체로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감정 상태나 여건 등을 배려할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하네요.

이는 팃포탯 전략과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그간 특정 누군가와 쌓아온 신뢰 관계에 대한 인간적인 감정이 배제되는 것이니까요. 본인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감정적인 가치 판단은 하지 않습니다. 필요하다고 생각될 경우 경쟁 상대를 밟고 올라서는 것은 물론이고, 보복이 필요하다면 보복을 하는 기계적 판단이 주를 이룹니다.

때문에 실수 한번이면 그간 쌓아온 신뢰고 뭐고 바로 보복성 비수가 날라옵니다. 그동안 내가 잘해왔던 것도 있는데, 왜 손해 본 것만 생각할까 싶을 것입니다. 또, 어제는 그렇게 살갑던 사람이 오늘은 왜 맹수가 되었을까 싶겠지요.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이러한 사람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으로 보일 것 같습니다. 기계를 상대하고 있는 느낌이 들겠지요.

공감 능력이 부족한 리더가 지배하는 세상


모든 리더가 냉혈한 것은 아니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가 열심히 "일"하게 하는 것에는 달리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주어진 임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면, 누가 굳이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할까요. 나태해진 하급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못하고 인간적인 감정에 휩싸이는 리더는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도태되기 마련입니다. 왜 공감 능력이 부족한 리더가 고위직에 오를 수밖에 없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냉혈한 리더가 된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정서적 교감을 하는 사회적 동물이니까요. 내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 특정 행동을 취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된다면 주저하게 되는 것이 사람입니다. 또한 제 아무리 당한 것이 있어도, 똑같이 갚아 준다는 것이 얼마나 감정 소모가 크고 힘든 일인가요. 이 감정 소모로 인한 내재적 손실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세상은 아직 배려와 막연한 호의로 굴러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노동자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습니다. 어차피 일 열심히 해봐야 배 불리는 것은 본인이 아닙니다. 노동의 주체와 이해관계가 명확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업무 효율을 낮추는 주범입니다. 그러다 보니 상급자의 주요한 덕목은 하급자가 일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갖게 하고 몰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 방법 중 가장 쉬운 것은 단연 채찍질이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냉혈한 리더들이 세상을 이끌어나간다는 것이 때로는 불편합니다. 사회 대부분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리더가 아닌 노동자이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일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이익은 리더들이 가져가는군요. 어떤 시각에서는 불공평해 보이고, 다소 기울어져 있는 운동장처럼 비추어집니다. 부조리한 사회적 구조에 점차 지쳐가고 있는 노동자들도 보입니다. 이에 블록체인은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을까요?

블록체인이 부여할 수 있는 에너지


블록체인이 그려나갈 미래에는 어딘가 특별한 구석이 있습니다. 탈중앙화라는 철학에 맞게 틀에 박힌 리더도 없고 CEO도 없습니다. 물론 초기에 일을 주도적으로 진행해나가는 개발진이 CEO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커뮤니티의 형성과 소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Github와 같이 공유된 코드 위에서 자유롭게 개발 아이디어를 공유 및 반영한다는 것 역시, 중앙집중화된 권력을 지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누군가 그 철학적 기반이 되는 아이디어에 공감하고, 그 사업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 1명의 주주가 되어 블록체인 확장을 위해 기여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형편에 맞게 투자를 한 뒤 일을 수행할 수도 있고, 본인이 만들어낸 시스템을 커뮤니티에 공유해 평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평가 뒤에는 커뮤니티 합의에 따라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생태계는 거대한 창업의 장으로 비추어지기도 합니다. 서로 비슷하지만 다른 목표를 가진 창업자들이 개인의 노력을 상급자가 아닌 커뮤니티에게 평가 받고, 그에 알맞은 보상을 얻어갑니다. 노력의 크기에 따라, 그리고 그 가치에 따라 적절한 가치가 주어진다는 가정이 성립해 자연스럽게 사람을 "일"하게 만듭니다.

스팀잇 커뮤니티 위에 온갖 새로운 API를 개발하는 개인 개발자들이 그래왔고, 이더리움 플랫폼 위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고자 뛰어든 토큰 개발자들이 그래왔으며, 이오스 플랫폼 위에서 BP로 선출되기 위해 각종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 후보자들이 그렇습니다. 비트코인 개발진 역시 수없이 물갈이 되어가며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형태, 혁신적인 지배 구조를 가진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공산주의, 자본주의, 그 다음?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보다 더 빠른 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노동에 대한 동기부여입니다. 일 한만큼, 노력한 만큼 보상을 준다는 것이 만들어낸 차이입니다. 요즘의 자본주의는 정치적으로 형성된 견고한 카르텔 덕분에 최상위 계층만 노동의 결실을 독식하고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사회적 구조를 깨달아가는 노동자들의 업무 효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리타분한 경제 시스템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합니다. 기존 시스템에서 사람들이 일하려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시스템을 스스로 개척하게 할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창업하는 것을 도와주는 정부차원의 지원들이 그에 속하겠네요. 그러나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될 것 같은 사업은 대기업에서 따라해 밥그릇을 채가는 형국입니다.

기여한 만큼 보수를 받는다는 그 간단하고도 직관적인 원리가 블록체인 위에서 실현될 수 있을까요? 한가지 희망적인 것은 노골적으로 중앙집권화 되어 부조리한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는 시스템에 대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눈덩이가 점차 커져, 기업의 수익 구조에 대한 변화까지 이어질지는 지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변화 과정에서 커뮤니티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점차 중요해진다면 이상적인 리더십의 모양은 변화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다수의 공감 능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리더에 더 적합한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변화는 커뮤니티 중심의 의사 결정 구조를 가진 탈중앙화 시스템이기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인정하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Slee

참고자료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91024.html
https://www.cnbc.com/2016/11/18/why-psychopaths-are-so-good-at-getting-ahea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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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내용 감사합니다

상당히 신선한 접근이네요.
공감능력이 높은 사람이 리더가 된다.

저는 좀 다른 각도에서
자본주의 이후를 전망해보았는데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https://steemit.com/kr/@kimkwanghwa/capitalism-digit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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