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드라마 플리즈 라이크 미(Please like me)

in #story7 years ago

영어권 방송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감명 깊게 봤다거나 생각에 오래 남는 드라마를 떠올리면 으레 미국과 영국의 작품들이 머리 속에 생각난다. <닥터후><그레이아나토미>와 같은 의학드라마나 <빅뱅이론><모던패밀리> 등의 코미디, <셜록><크리미널 마인드>와 같은 추리물 등이 장르에 따라 자연스레 기억의 연상을 가져온다.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호주 드라마 <플리즈 라이크 미(Please like me)는 일상의 평범함을 소재로 한,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드라마’, ‘청춘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덤덤하게 보여주는 일상의 감성

우리 생활에 만연하게 존재하지만 어떠한 것에도 옳다 그르다의 기준이 모호한 사회 이슈들이 드라마<플리즈 라이크 미>를 이끌어가는 탄탄한 소재들이 된다. 성소수자인 주인공<조시>의 자아에 대한 인지, 그로 인해 조금씩 바뀌어 가는 일상과, 태국인 여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그의 아버지에 대해[bar girl][ping pong]등의 인종 차별적인 표현들이 심심치 않게 쏟아진다. 그러나 무겁지 않고 또 식상하지도 않다. 있는 그대로의 우리 일상에서 내가 겪었고 또 겪을 법한 드라마의 진행이 시청자에게 감정을 이입시킨다. 잔인하거나 화려하거나, 또 끊임 없이 머리를 굴려 범임을 찾아내는 수고가 없이도 편안하게 쇼파나 침대에 기대어 볼 수 있는 내 이웃의 삶을 바라보는 착각을 갖는다.

미드 영드 노드 호드

TV제작 환경이 예전과 많은 변화를 갖게 된 것이 ‘호주드라마, 일명 ‘호드’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기존의 방송국뿐만이 아닌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의 발전으로 어디에서든 동영상을 보거나 제작해서 등록할 수 있어졌고,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과 같은 기업들이 방송 제작에 뛰어 들었다. 유선방송을 신청하여 영어 공부를 위해 BBC나 CNN 방송을 TV로 시청하던 때와는 차원이 달라졌다. 넷플릭스 아이디로 스마트 TV에 접속하여 모바일이나 모니터 화면이 아닌 커다란 화면으로도 지구 반대편에서 제작되고 호응을 받은 작품들을 접할 수 있게 된 시점에서 문화의 파급력은 더 이상 한 국가에 국한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면서 미드와 영드에 이어 최근에 노드와 호드라는, 노르웨이와 호주의 드라마들이 일부 기존의 작품 플롯에 지쳐있는 팬들에게 신선한 자극이자 별미와 같은 존재로 등장했고 [플리즈 라이크 미]는 그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스무살 청년 조시의 성장기를 다룬 성장물, 청춘물이라고 지정하기에는 인간 관계와 현지 문화, 청춘들의 이야기, 사회적 문제 등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무겁고 깊지 않게, 캐주얼하게 다루면서 접근하는 드라마이기에 어느 한 장르에 국한시키기 어렵다. 그렇다고 [스킨즈][가십걸][마이매드팻다이어리]등과 같이 청춘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아직까지는 보여지지 않기에 이 또한 다른 드라마들과의 차별적인 부분이다.

[성소수자][게이]라는 단언에서 그렇지 않는 사람들이 연상하는 그들의 삶이 어쩌면 드라마의 [조시]의 일상을 통해 보여지는 것과 상이할 수 있다. 요리를 즐기고, 자기 외모에 자신이 없고, 고독에서 외로움을 느끼며 애정을 원하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온 힘을 다해 춤을 추며, 스무 살이 어린 동생을 다룰 줄 몰라 아기를 앉고 함께 샤워를 하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은 <게이>라는 그를 표현하는 수식어 중에 하나에 대해 우리가 보이지 않는 생각들을 집어 넣어 그와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회당 30분이 채 되지 않으며 현재 시즌4까지 방영되었고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추천: 10점 만점에 8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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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영드만 보았었는데.. 한번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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