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vuons : NLP 에세이 11일차] 긍정으로의 전환 : 채송화 한 송이 선물은 어떠실까요?

in #kr-newbie7 years ago (edited)

NLP 에세이 8일차에서 정호승 시인의 시 '바닥에 대하여'와 '산산조각'을 인용하였습니다.
시인이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을 "그냥"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저는 반대하였고,
시인이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저는 긍정하였습니다.
바닥을 딛기 위해서는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것을 당사자 혼자 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의 매칭과 격려가 필요하다는 글을 썼었고요.

그리고 오늘 김광섭 시인의 '생의 감각'을 만났습니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졌다.
깨진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른 빛은 장마에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서 황야에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섰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의 감각을 흔들어 주었다."

투병 중 무너지던 시인에게 생의 감각을 흔들어 주었던 채송화.
채송화를 보고, 아른거리던 상과 묻혀있던 경험이 일체화되며 다음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바닥으로 걸어가는 길에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있다면
누군가의 매칭과 격려를 받지 않고서도 스스로 바닥을 딛는 것이 가능치 않을까?
그리고 누군가가 스스로 채송화를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는 더 쉽게 바닥을 딛겠지?'


(이미지 출처 : 구글)

그래서 오늘은 NLP로 생의 감각을 흔들어 줄 채송화를 찾아보겠습니다.
(프로세스에 최면 요소가 많이 가미된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또한 프로세스 1번부터 3번을 준비하는 데에 유시민 작가님의 책 '어떻게 살 것인가'를 참고하였습니다.)

※ 프로세스(누군가가 스스로 채송화를 발견하도록 돕는 상황)

  1. 눈을 감기고 상상 속에서, 급작스런 죽음을 앞둔 상황을 가정합니다.
  2.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연락을 하게 합니다.
  3. 그 사람들과 있었던 좋은 추억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4. 현실로 돌아옵니다.
  5. 그 사람들과 하고 싶은 일들을 있는 대로 말하게 합니다.
  6. 그 일들을 하나씩 구체화시킵니다.
  7. 그 일들을 하기 위해 당장, 무엇부터 할 수 있을지 질문합니다. (실제로 하세요!)
  8. 기분이 어떤지 확인합니다.
    • 혼자 진행한다면 '~하게 한다'는 사동형을 '~한다'의 능동형으로 바꾸시면 됩니다.

예시)

  1. "비행기를 타고 혼자 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창 밖으로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만져질 듯 합니다. 귓가에는 여기 저기서 영어인 듯한 익숙한 소리부터 태국어? 아랍어? 무엇인지 구별할 수 없는 낯선 소리까지 들립니다. 허리와 다리는 뻣뻣하게 의자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복도를 또각또각 걸어다니며 무엇이 필요한지 묻는 승무원들이 보입니다. 여행의 설레임을 느끼며 나는 마음을 편안히 먹습니다. 편안히, 편안히.
    그런데 갑자기 방송이 들립니다. 기내 승객들에게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메라는 내용입니다. 별 내용이 아니라 생각하며 무심코 넘깁니다. 그러나 재차 방송이 들립니다. 비행 중 이상 기류를 만나 운행이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조명이 깜빡깜빡거립니다. 긴급 상황임을 알리는 사인이 들어옵니다. 승무원들이 잰걸음으로 다급하게 복도를 다니며 짐칸이 닫혔는지, 승객들이 안전 벨트를 멨는지 확인합니다.
    기장의 방송이 나옵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 지도 모르니, 비행 중이지만 휴대폰으로 마지막 연락을 취해도 좋다는 내용입니다. 나는 휴대폰을 꺼냅니다."

  2. 누구에게 어떤 내용을 담아 메시지를 보내겠습니까? 여러 사람에게 다른 내용을 보내도 좋습니다. 누구에게 어떤 내용을 담아 메시지를 보내겠습니까? 불편하다면 말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메시지를 다 보내면 왼손을 들어 신호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3. 이제 죽음까지 남은 시간은 8분. 8분 동안 그 사람과 혹은 그 사람들과 지금까지 있었던 소중한 추억들을 떠올립니다. 장면, 소리, 느낌까지 모두 하나하나 음미합니다. 충분히 음미하고 나면 왼손을 들어 신호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4. 박수 치고 일어납니다! 몸을 툭툭 털고, 가능하다면 자리도 바꿔 앉습니다. 기지개도 한 번 쭉 켜고.

  5. 죽음을 앞둔 순간 메시지를 보내고, 소중한 추억을 공유했던 사람들. 그 사람들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은 무엇인가요? (그리고요? 그리고요? 더 없나요?)

  6. 하나 하나 구체적으로 말해줄래요?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할 건지. 무엇이 보이고, 무엇이 들리고, 무엇이 느껴질지, 기분은 어떨지.)

  7. 그 일들을 하나씩 하기 위해 당장, 무엇부터 할 수 있을까요?

  8.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굳이 제가 장황히 서술한 프로세스와 예시를 따를 필요는 없으십니다.
프로세스와 예시에 담긴 생각을 더욱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면요.

그 생각은 결국 채송화는 인생의 소중한 사람들이 아닌가하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마지막 말을 떠올리고,
이들과 공유했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고,
이들과 앞으로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을 떠올리고,
지금 당장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떠올리고 하나씩 하나씩 실천해 가니
"내가 제일 힘들고, 내가 제일 아픈 줄 알았던" 저는, 생의 감각이 흔들렸습니다.
가족과 친구, 저의 채송화였습니다.

"바닥으로 걸어가는 누군가에게" 채송화 한 송이 선물은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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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임사체험때 정말 난감했었는 데요, 그 답답함이란.

임사체험의 답답한 경험이 있으셔서 제가 준비한 프로세스를 받아들이기 어려우신가봐요. 우선 아쉽고요. 프로세스를 보완할 기회를 만날 수 있어서 반갑기도 합니다. 그때 임사체험이 어떤 것이었는지 질문해도 될까요?

톡방보고 왔습니다~nlp를 하시는군요~!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어렵게 느껴지네요 ㅜㅜ 따라해보도록할께요!

사실 이렇게 기법을 기다랗게 풀어놓는 식으로 글을 쓴 건 처음인데 이렇게 안 쓰려구요 이제ㅠㅠ

늘 좋은 포스팅에 감사드립니다
짱짱맨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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