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

in #kr6 years ago (edited)

마트에 들렀다가 돌아와서 잠깐 외출을 했다.
운이 좋기를 바라면서.

근데 오늘 첫 단추부터 잘 못 끼우는 수가 있다고 했는데 잊어버렸다.

엄청 뜨거운 시간을 피해서 그림자가 있는 곳을 다니니 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햇빛이 있는 곳은 역시나 뜨거웠지만.

예전 냥이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던 동네에 가보기로 했다. 내 키진 않았지만 카메라도 챙겼다.

그런데 좀 시원한 시간엔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시간인가 보다.

한낮에 인적이 드문 정말 뜨거워 죽을 것 같은 시간이라야 냥이들도 마음 놓고 돌아다니는 듯했다. 더워서 기운은 없겠지만.

길을 가다가 어느 집에 노란 치즈 턱시도로 보이는 고양이가 있었다. 남의 집에 매달려있는 건 너무 우스꽝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처음 만난 사이에 철창을 사이에 두고 만나지 못해 애끓는 그런 감정이 솟아 나는 사이일리 없는.

게다가 끝도 없이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여서 다른 곳을 가보기로 했다.

한참이나 가서 예전에 출몰했던 지역 딱 그 부근 골목길에서 강아지가 짖고 있었다.

거기 냥이가 있나 싶은 느낌적인 촉이 삐리리~~~.
잠시 후 주인이 개를 끌고 갔다.

'드디어 만나겠구나~~~.'
(몇 초짜리 일지도 모르지만. 기대 상승)

하얀색 봉고차였는지 트럭인지가 오고 있었다.

"저 차만 보내고 가야지!"

했는데 순간 고양이가 그 차가 오고 있는데 뛰어들었다.

"어 어 어 어~~~ !"

나는 고양이들이 어떻게 다리를 다치게 되는지 처음 알게 됐다.

전에는 자동차에 치일 수 있단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데.

차가 급하게 속도를 줄이진 않는 것 같아서 계속 주시했다.

골목길이라 엄청 빨리 달리는 것 같진 않았지만 암튼 사고 나는 걸 보고 싶진 않았다.

고양이 속도 보다 느리진 않은 것 같았는데 간 발의 차이로 차를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뛰어갔다.

다행이었다. 심장이 쫄깃해졌단 게 이런 건가.

고양이들은 왜 차가 오는데 뛰어드는 걸까?
생각하다가 너무 많이 노출이 된 시간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시간이란 판단을 한 걸지도. 놀랬는지 어디로 숨어 보이지가 않았다.

나는 계속 더 걸어갔다. 너무 급작스럽게 만나 녀석은 드라마처럼 순간 나타났다 사라졌기 때문에 다른 고양이를 기대하면서 걸어간 건지.

왔던 길을 자꾸 뒤돌아보았다. 같은 길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돌아 보면 지나갔던 골목 옆 골 목으로 나와 있었다.

전에 보았던 넝쿨이 장미가 있던 집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알듯 말듯 엄청 복잡한 곳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비슷비슷한 구획이 오히려 미로같이 느껴졌나 보다.

더 이상 기운 떨어지기 전에 돌아가기로 했다. 높지도 않은 동네라 가다 보면 너무 많이 간 줄 몰라 왜 이렇게 힘들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돌아오는 길 한 번도 셔터를 누르지 않는 카메라를 흘끗 바라보면서 이런 느낌은 뭐지 공쳐도 아무런 느낌이 없네.

요즘 옛날 생각을 했다. 어쩔 수 없이 가기 싫어도 피곤해도 무조건 걸어야 했던 때를. 다니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과 우연한 만남 그런 것도 필요한데 잊혀져 버렸다.

기점이 되던 몇,몇 집 중에 한 곳의 집이 사라고 새 집이 들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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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그 냥이가 요녀석이로군요^^

ㅋㅋㅋ 네 근데 저도 자세히 보지 못 해서 다음에 다시보면 못 알아 볼지도. 그래도 무사하니 됐다 싶은 날이예요.

차보다 사람이 더 무서워서 그런건지..

그럴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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