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6] 미스터 만수르의 스팀 소각

in #sct7 years ago

연어입니다. 일전에 유통업을 하는 친구에게서 실로 신기한 물건 하나를 구경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부속품 일부가 한국에 도착하지 않아 모든 세트가 완비되면 다시 한 번 보기로 하고 헤어졌었는데요. 이번에 그 부속품이 다 도착했다고 연락이 오기도 했고 마침 아프던 몸도 좀 나아진 듯하여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품 보안상 그 물건(이하 '디바이스'라고 칭하겠습니다)에 대해 공개 설명을 할 수는 없고, 여하튼 참으로 기막힌 디바이스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직접 사용하며 어떤 현상을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남들에게 뭐라 설명하기도 또 이해시키기도 쉽지 않은 디바이스이기 때문입니다.

친구 말로는 지금 우리나라에 샘플로 들여온 이 디바이스 하나 밖에 없고, 본인도 이것을 주변에 알리기도 애매했던 상황인데 제가 이런 제품에 유독 관심을 보일 것 같아 특별히 구경시켜주는거라 하더군요. 그런데 정말 친구의 이야기가 허언이 아닌 것이 제가 친구 상황이었다 해도 아마 그런 생각을 했었을 것 같았습니다.

헌데 친구의 고민은 정작 엉뚱한데 있었습니다.

  • 음... 이 제품을 정말 팔아야 하나?

무슨 엉뚱한 이야기인고 하니 이런 제품은 남들 아무도 모르게 꼭꼭 숨겨 놓으며 자기만 만끽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끔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말도 안되는 고민을 듣던 저도 공감이 되더군요.

  • 그러네. 누구라도 이 물건이 다른데 팔리지 않았으면 할거 같은데?

예전부터 알긴 했지만 최근 일주일간 함께 미팅을 하며 특별히 친분을 쌓았던 외국 바이어 한 명이 조심스럽게 보여준 이 디바이스에 친구가 눈이 돌아가며 뺏다시피 가져온거라 하더군요.

이 외국 바이어도 처음에는 잘 매입하고 잘 팔아서 이윤을 남기려 어렵사리 구한 물건이었든데, 정작 자신이 써보니 이건 돈 몇 푼(?) 벌자고 판을 벌일게 아니라 혼자 조용히 갖고 다니면서 들여다보는 보석상자 같이 되었나 봅니다. 제 친구에게 사업적으로 마음을 터 놓을만큼 친분을 쌓았기도 했지만, 국적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사업을 영위하는 바운더리도 다르니 마음을 더 열고 물건을 공개했던 것 같습니다.

  • 아예 팔지말고 나만 이거 하나 갖고 입 싹 닫을까?
  • 극소수 사람에게만 엄청 비싸게 팔까?
  • 팔리면 팔릴수록 가격을 올려버릴까?

대개 물건을 팔아 돈을 벌려면 이와는 반대로 하기 마련이지만, 친구의 고민은 오히려 이렇게 극단적이기 까지 하네요. 그 때 제가 한 마디 거들었지만요.

  • 야, 그래도 인간적으로 나한테 한 대는 팔아라.

이게 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하시겠지만, 예를 들어 음... 이 물건이 시간 여행을 해주게 한다든가, 투명인간이 될 수 있게 해준다던가... 극단적인 상상이지만 이런 효용을 주는 물건이라면 위에서 친구와 제가 말하는 내용이 조금은 이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상황에 문득 스팀이 떠오르더군요. 솔직히 같은 비교는 아니지만, 아시다시피 스팀이 좋다고 느끼는 유저는 그런 스팀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매일 한정된 수량이 나오는 스팀을 나눌 유저가 많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도 갖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더 큰 확장과 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스팀잇이 더 많이 알려지고 만인이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것이죠.

이 물건도 그런 딜레마가 있습니다. 제품의 가치를 높이려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며 놀라고 칭송하며 소문을 퍼트려야 하는데, 되려 이 제품의 진짜 가치는 사용하는 사람들이 숨기려 하고 남들이 알지 않았으면 하는데서 발생하니 말입니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이 이 물건은 대량 생산을 할 수도 없어 사실 공급량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끽해야 한 달에 몇 십개? 그래도 물건을 만들고 공급하는 이유는 명확한 수요처(엄밀히 말하면 이 제품을 주문했던 주문처)가 있고, 물건이란 것이 아무리 튼튼하게 만들어도 수명이란 것이 있으니 꾸준한 공급은 해줘야 하니까요. 어쨌든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니 문득 요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 내가 만수르같은 사람이면 생산되는 물건의 거의 대부분을 매입해서 내 방에 꼭꼭 숨겨놓거나 어디가서 몰래 불살라 버릴지도 모르겠다.

오호! 이게 뭔가요? 네, '소각'이 되겠습니다.

사실 저도 '소각'의 진정한 의미나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소각'이란 개념도 그저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행해지는 하나의 전략적 행동으로 알고 있었을 뿐이죠.

종종 이런 질문을 듣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 SCT 토큰의 경우 약 30%의 물량이 지속적으로 소각되고 있는데, 그럴거면 애초에 30% 줄여서 발행하면 되는거 아닙니까?

물론 우리는 30% 자체를 줄여서 발행하는 것과, 기 발행된 물량에서 30%가 소각되어 사라지는 것의 개념 차이나 효과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남들에게 쉽고 가슴에 와닿게 설명하는 것도 쉽지는 않지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SCT는 스팀코인판이 출시되고 SCT 공급이 시작된 후 꽤 빠른 시점부터 소각을 유도한 측면이 크긴 합니다. 여기엔 일장일단이 있겠지요. 그러나 아주 이상적인 소각 모델을 구현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스팀에서는 좀처럼 행해지지 않던 소각 행위를 많이 유도해온 측면이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습니다.

최근 WEED나 PAL 토큰의 지지부진한 가격 흐름을 보면 상대적으로 SCT 토큰의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해 온 과정에 소각도 일정한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보긴 합니다.

다시 '미스터 만수르'를 가정해 볼까요? 그 친구가 구해온 물건의 가치에 속칭 '뻑'이 가고, 실제 사용해 보니 너무나 만족스러운데다가, 사람이라면 대개 좋은 것을 남에게 소개하고 가까운 사람과 나누고픈 본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본성을 잠재울만큼 독점하고픈 욕구를 일으키는 물건이라면 돈이 되는대로 생산되는 물건을 남들이 갖기 전에 구매해 버리고 꼭꼭 숨겨 쟁여놓고 싶지 않을까요? 거기에 숨겨 놓은 물건이 도난 당하거나 들킬 염려까지 생긴다면 아마 가까운 소각장에라도 가서 불살라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내가 갖고 있는 물건, 내가 갖고 있는 지분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매우 탐욕적인(?) 방법이기도 하니까요. 뭐, 만수르쯤 되면 그런 물건을 만드는 회사를 다 사버린후 회사 자체를 소각(!)시켜 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아까 이야기한대로 최소한의 공급이 멈춰버리면 안되는 상황도 가정해야 할테니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다보니... 아 정말 이렇게 부르짖고 싶네요.

  • 미스터 만수르씨! 자금도 많으시다던데... 스팀잇 한 번 해보시고 마음에 드시걸랑 스팀 대량 매입해서 스팀파워로 꼭꼭 쟁여두고 재단이 퍼붓는 스팀을 팍 담궈 소각잔치 좀 벌여주세요! 우리가 열렬히 지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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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르씨 제발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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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가 스팀 매입과 소각에 사용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ㅎ

연어님이 말씀하시는 물품 엄청 궁금하네요~ 비트코인 신형 채굴기인가요? ㅋㅋ 편안한 밤되세요~!

채굴기 쪽은 아니고... 약간 미래지향적인 ㅋ

스팀에 오일 머니가 철철 흘러 넘쳤으면 좋겠습니다.ㅎㅎ

오일머니 셰일머니.. 뭐든 좀 ㅠㅠ

만수루가 하고 그일가들도 경쟁적으로 해주면 ㅋㅋㅋㅋ
끝장 나겠네요 ㅎㅎㅎ

오... 일가 친척까지 가세하면 대박이네요. ㅎ

만수르 부하 중 한명만 스팀에 관심을 가져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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