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WITH IPHONE #16 Netherlands / 암스테르담의 밤문화(마리화나, 홍등가)와 풍차 마을 '잔세스칸스'의 풍경.

in #kr7 years ago

56일 동안, 여행했던 마지막 국가는 얼떨결에 네덜란드가 되었어요. 저는 항상 계획없이 여행을 하는 스타일이라서 몸이 가는대로 여행을 해요. 사실 제가 마지막으로 가고 싶었던 나라는 크로아티아였지만, 앞서 말했던 프라하에서 5000장이 들어있던 저의 아이폰이 도둑맞는 바람에 더 이상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거든요. 그래서 파리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나라를 가기로 했어요. 부다페스트에서 플릭스 버스를 타고 장시간 동안 분노와 아쉬운 마음을 간직한 채 네덜란드로 향했어요. 때로는 잠이깨면 목이 부러지는 듯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그 통증은 분노로 참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프라하 이후로 저의 아침은 아이폰과 디카를 가지고 있는 동행을 찾는게 첫번째 순서였어요. 저의 핸드폰은 더이상 아이폰이 아니라 갤럭시 J3라는 화질이 매우 나쁜 폰 이었거든요. 그 폰을 소유한 이후로 혼자 있을 때는 사진보다 '포켓몬GO'를 하면서 돌아다녔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속초에서만 몬스터를 잡을 수 있었지만, 유럽은 아니었거든요. 누군가가 그러더라구요. 암스테르담에서 망나뇽을 잡을 수 있다고, 물론 저는 못잡았어요. :(
서울에는 I.SEOUL.U 슬로건이 있다면, 암스테르담에는 I AMSTERDAM이 있어요. 한 동안 서울의 슬로건이 많은 사람한테 욕을 먹었던 걸로 기억해요. 서로를 비교해보면 같은 단어의 장난이지만, 네덜란드는 한번에 의미를 파악할 수 있고 서울은 두 세번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이것을 보면서 카피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암스테르담처럼 꼭 서울의 의미를 담지 않더라도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카피였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에 잠기게 되더라구요.

암스테르담에 딱 도착하는 순간, 제가 기대했던 것은 예쁜 튤립과 멋드러진 풍차를 보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요소들은 제가 가는 길목에서 쉽게 보이지 않더라구요. 대신에 한가지 오버랩되는게 있었어요. 아주 약간이지만 베네치아의 느낌이 들었거든요. 암스테르담의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보면 곳곳에 수로들과 그곳을 건너는 다리들이 있어요. 그 주변에는 투박하면서도 깔끔한 멋으로 건축된 집들과 튤립은 아니더라도 형형색색의 꽃들을 장식해 놓은 곳이 많았어요. 암스테르담의 느낌은 딱 여기까지였던 것 같아요. 여행의 막바지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럽의 건축 양식을 봐도 더이상 신기하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 저는 사진을 잃어버린 슬픔과 장시간의 여행으로 인해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쉬고 싶었어요.

여행 중에 저에게 있어서 쉬는 방식은 딱 두가지가 있어요. 첫번째는 사람들 많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 사람 구경 하면서 여유를 느끼는 것이고 두번째는 박물관에 가서 에어컨 바람 맞으며 아주 천천히 둘러보는 거에요. 암스테르담에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박물관은 반 고흐 뮤지엄하고, 보시다시피 하이네켄 박물관이에요. 저는 이미 미술품은 파리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맥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이네켄 박물관에 가게 되었어요. 박물관은 볼거리 체험거리가 상당히 많았어요. 특히 재미있게 사진 찍을 수 있는 곳도 있고,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설명, 그리고 발효전 맥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었어요. 무엇보다 하이네켄 박물관을 가야하는 이유는 두 가지에요. 보시다시피 정말 맛있는 하이네켄 생맥주를 시음할 수 있고, 마지막으로 하이네켄 보트를 무료로 타고 네덜란드의 수로들을 돌아다닐 수 있어요. 동행분께 카톡으로 사진을 다 받았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카카오톡의 번호를 해외에서 국내로 바꾸면서 카톡방이 다 날라갔어요 힝ㅠ. 하이네켄 박물관은 정말 체험할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곳인데 남아있는 것은 맥주사진 달랑 한장 뿐이네요... 너무 아쉬워요ㅠ(진짜 여기 박물관만으로도 포스팅 2개를 할 수 있는 분량이랍니다ㅠ)

암스테르담에 밤이 찾아오면 길거리마다 텁텁한 풀냄새가 풍겨오기 시작해요. 그게 바로 마리화나 냄새에요. 네덜란드는 대마초 흡연이 합법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cafe와 coffee shop이 있는데 대마초를 구입하시려면 coffee shop로 가시고 커피를 드시려면 cafe로 가셔야해요. 저는 동행들이랑 커피샵에 방문했어요. 마리화나에도 다양한 이름이 있더라구요. 이미 만들어놓은 담배를 팔기도 하고, 대마 잎을 돌돌 말아서 팔기도 해요. 저희는 오리지날을 경험해보기 위해서 잎을 구매했는데 서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서 당황하고 있었어요. 그때 어떤 외국인이 오더니 기구를 꺼내더라구요. 그리고 거기에 잎을 갈아서 종이에 조심히 싸고, 담배를 만들어서 저희에게 제공했어요. 저희가 구매했던 이름은 스위트 드림이었어요.(뒤 이야기는 생략할게요... 저는 고생을 엄청나게 했답니다ㅠ)
암스테르담에 또 유명한 게 있어요. 바로 홍등가에요. 밤에 그 거리를 가면, 관광객이 90%되는 것 같고, 진짜로 성매매를 하기 위해 온 사람이 10%되는 것 같았어요. 진하게 화장을 하고, 섹시한 유니폼을 입은 언니들을 쇼윈도로 볼수 있는 곳이에요. 가장 더러웠던 것은 가게 안에서 벨트를 두르면서 나오는 어떤 서양 아저씨였어요. 안에서 옷무새를 갖추고 나와도 되는데... 그것 말고는 이 거리에 대해서 큰 거부감은 들지 않았던 것같아요. 이미 네덜란드의 홍등가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상태이고, 관광객들도 그걸 알고 그 문화를 구경하기 위해 오는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성인용품점도 방문했었는데 너무 깔끔하게 되어 있더라고요. 그 물건들을 보기 전까지 이곳이 성인용품점인지 모를 정도랄까? 여튼 제가 보았던 암스테르담의 밤은 이런 도시였어요.

저희는 다음날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를 타고, 잔세스칸스로 향하기로 했어요. 어제와 달리 하늘은 맑지 않았어요. 구름이 잔뜩 껴있었거든요. 어쩌면 날씨 행운은 스위스에서 모조리 써버린 것 같았어요. 잔세스칸스가 정말 마지막 여행지였는데 푸른 하늘 아래에서 풍차를 볼 수 없다는게 너무 슬펐어요. 그래서 사진이 다 칙칙해요.
잔세스칸스 역에 내리면 풍차 마을까지 조금 걸어가야해요. 그 길목에 무슨 동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양처럼 생긴 동물들이 풀을 뜯어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저 멀리 역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풍차가 보이기 시작해요.

깊숙이 더 걸어가면 풍차가 점점 크게 보이기 시작해요. 그리고 강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정말 긴팔입고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바람이었으니까요. 사실 제가 기대했던 풍차의 느낌은 원색의 올드한 느낌을 원했어요. 우리나라 남해에 있는 바람의 언덕 풍차처럼 말이죠. 그런데 여기는 주황색과 초록색으로 덫칠해 놓은 풍차들이 많았어요. 색깔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지긴 하네요. 



잔세스칸스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풍차가 있는 큰 호수 공원이라고 보면 될거 같아요. 저희는 기분 좋게 벤치에 앉아서 여유를 느끼고 싶었지만, 세찬 바람 때문에 머리카락이 너무도 휘날려서 상상했던 것처럼 행동할 수 없었어요. 풍차를 봤으니 얼른 여기를 떠나야 했어요. 갑자기 암스테르담이 그리워졌거든요. 날씨가 좋을 때 왔었더라면 암스테르담에 있는 공원에서 쉬는 것처럼 느긋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 많이 남는 마지막 여행지 였어요. 

마지막 여행지에서의 사진에요. 서서히 구름이 걷히는 것 같았는데 제가 떠날 때 까지 화창한 날씨는 되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뭉게 구름이 껴있는 하늘 아래에서 푸른 초원이 있고, 풍차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으니 그것으로 저는 만족해요. (호수 주변은 정말 고생ㅠㅠ)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잔세스칸스에 오시면 사야할 물품이 있어요 바로 치즈인데요 단순히 치즈 고유의 맛이라기 보단 뭔가 고기의 향이 느껴지는 치즈였어요. 정말 맛있어서 몇개 사와서 한국에서 와인이랑 같이 먹었는데 추천!! 또 추천하고 싶어요! 종류가 다양하니까 꼭 시식해보시고 구매하길 바랄게요! 그럼 네덜란드 여행기를 마칠게요!
다음은 예전에 사진 올렸던 것 중에 옹플뢰르와 세인트말로에 설명을 더 추가해서 리메이크 버전으로 포스팅을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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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델란드! 꼭 가보고싶은 나라인데 잘봤습니다!ㅎ

네덜란드는 암스트레담, 잔세스칸스도 좋지만 제가 못가본 다른 근교도 더 매력적이라고 들었어요!! 나중에 제 여행소스가 떨어지면 그런 숨은곳들을 소개해볼 생각이에요!!

Oh!!! Can you read korean? :)

멋진사진을 볼수 없어서 너무 안타깝네요~ 그래도

iphonetraveler님 마음속에 멋진 추억으로 남겨져 있을테니 다행인거죠

올려주시는 글을 읽을때면 정말 떠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하네요~ ^^

오늘도 대리만족하고 돌아갑니다. ^^

앗 감사합니다!! 대리만족 하신다는 그 말이 저한텐 큰 응원이에요!! :)

저도 제 지인에게 암스테르담 여행지로 추천받았는데..ㅎㅎ 재밌는 곳인가보네요 ㅎㅎ

박물관 퀄리티, 주변 마을, 그리고 한국에서 체험할 수 없는 것까지ㅋㅋㅋ 다양하긴 했어요!! 전 태국에서 해봤기 때문에 추천드리지만 마리화나보다 버섯이 재미있을거에요 ㅋㅋㅋ

야경 사진이 정말 예쁘네요. 다양한 볼거리의 여행지같아요 ㅎㅎ

감사합니다 :) 유럽여행은 정말 최고였어요ㅋㅋ

이야.. 매번 이렇게 양질의 여행 포스팅.. 대단하십니다
이젠 아이폰트레블러님 글 언제올라오나 생각들 때도 있어요ㅋㅋㅋ
다음엔 어떤 여행기가 올라올지 기대됩니다

앗 이런 특급칭찬을 ㅠㅠ 아니에요!!! 준님의 켈리그라피가 더 대단한거 같아요 :) 전 그냥 여행기만 올릴뿐인데요 뭐 헤헤 다음에는 리메이크 버전이라서 사진은 기존에 썻던거 사용하긴 할건데 내용은 알차게 준비할거에요!! 기대해주세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아 하이네켄 박물관이 볼거리가 많다고 하시니 다른일정때문에 못간것이 아쉽네요. 전 잔세스칸스 방문시 날씨가 좋아서 이쁜동네였어요 ㅋ

아 너무 부러워요ㅠㅠ 저도 날씨가 좋았을 때 갔다면 정말 좋았을텐데ㅠㅠ 그래서 저는 잔세스칸스에서 치즈 시식 및 구매로 만족했어요ㅋㅋㅋ 기념품가게처럼 있는 곳이었는데 정말 맛있는 치즈가 많더라구요!!

글 폰트가 이쁘네요! 마크업으로 수정하신건가요? 저도 저렇게 이쁘게 작성하고 싶네요!
제 스팀잇은 영화와 관련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 관심있으시면 들려주셔서 소통하면 좋을 것 같네요~ 보팅하고 갑니다!

마크업에서 B, {}, " 이 세가지 단추 누르고 글쓰고 있어요. 저도 영화 좋아해요!! 팔로우 할게요!!

갤럭시로도 잘찍으시는거보니 그냥 사진을 잘 찍으시는 능력이 있스신가보네요 비법공개하나요?

아 이건 갤럭시로 찍은거 아니에요!! 갤럭시 j3는 포켓몬고 할때만 사용했고 이건 동행 아이폰 빌려서 찍은거에요!! 비법은 구도와 보정입니다! ㅋㅋㅋ 나중에 구도 강의 해볼까해요 저의 여행소스가 다 떨어지면 ㅠㅠ

아이폰으로 사진 잘찍는 비법 공개해주시면 제가 많이 홍보하겠습니다ㅎㅎ

오 그러면 열심히 준비해봐야겠어요!! 다음주 쯤에 한번 길게 포스팅해볼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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