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행을 떠나는가?

in #kr6 years ago

사회 생활을 하기 전 그러니까 학생 시절에는 여행을 많이 다니지 못했다. 어린 시절 방학이라는 것이 있을 당시에는 시골가서 여름에는 강가에서 수영하고 겨울에는 뒷산에서 눈썰매타는게 전부일 정도였다. 그래서 여행의 경험치가 낮다.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그 해 겨우 중국 베이찡으로 여행을 나갔을 정도니까. 돌이켜보면 거의 매년 또는 2년에 한번씩은 해외여행을 다녔던 것 같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여행보다는 관광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이라고 하면 혼자만의 여행이었다.

고3

가고자 하는 대학교를 못갔다. 재수를 했다. 두어달 재수학원을 다녔을까? 5월이었다.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들고 재수학원을 가려고 여느 때처럼 현관문을 나섰다. 날씨가 너무 화창했다. 5월의 햇살이 마당에 있는 모든 나뭇잎 들을 하나하나 통과하면서 부수고 있었다.

아! 오늘은 학원에 못가겠다.

그 길로 고속버스터미널로 가서 속초행 버스에 무작정 몸을 실었다. 이럴 땐 서해보다 동해가 어울린다. 일정은 간단했다.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근처 바다를 찾았다. 바다가 보이는 가까운 벤치에 앉았다. 도시락을 꺼내 잘 먹었다. 그리고는 한참을 바다만 바라보다 지겨워질 때 쯤 다시 버스를 타고 어둑어둑해지는 것이 나의 그림자인지 나의 고민인지 모를 뒷모습을 끌고 집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아시는지 모르는지 TV만 보셨다.

다른회사로 이직하는 것이 아닌 직장이라는 곳을 졸업이라는 단어로 쓰고서 전혀 다른 새로운 일을 하겠다고 결심을 했다. 회사에서 송별회를 하고 다른 회사로 가면 환영파티를 할 것이다. 일종의 세레머니들을 할 텐데 나에게는 개인적인 이벤트가 필요했다. 무언가 나를 외부로부터 단절시키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여행이 필요했다. 첫번째 스무살 때는 반복되는 일상이 갑갑해서 속초에 갔다왔다면 두번째 스무살 때는 다른 형태의 일과 삶을 시작하는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만드려는 그 앞에 서있기 때문이다.

소제목을 바꿔야겠다. 왜 “혼자” 여행을 떠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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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 하였습니닷!!

뭘 이런글을 다 ㅡ.ㅡ;;

ㅋㅋㅋㅋㅋㅋ

어떤 여행이 님을 반겨줄지
그리고 어떤 심정을 느끼실지
상상도 되지 못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하나씩 올리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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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도 혼자만의 여행 가고 싶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지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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