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발제 - 사회정책적 측면에서 바라본 영화 '기생충'(스포 있음!!!!)

in #kr5 years ago (edited)

제 직장에서 월요일마다 같이 공부하는 세미나가 있는데요. 이 시간에 맞춰 저는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갑니다.

오늘은 그 세미나로 영화 기생충을 다뤄 보았습니다. 제가 발제를 했는데요. 주제는 '사회정책적 측면에서 바라본 영화 기생충'입니다. 스포가 있으니, 영화 안 본 분들은 읽지 않는 게 좋습니다.

오늘은 아주 숙성된 의제, 잘 정리된 의제를 다루는 세미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고 나름 고민해볼 만한 사회 정책, 제도 등을 살펴보고자 몇 가지를 뽑아 봤습니다.

발제문을 그대로 공유해봅니다.

사회정책적 측면에서 바라본 영화 ‘기생충’

  • 기정·기우네 가족은 왜 반지하에 살게 되었을까

반지하 가구는 정확한 통계가 없음.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와 2016년 주거실태조사를 종합하면 비주택 거주자는 12만2000여 가구에서 39만4000여 가구 사이, 지하·반지하·옥탑 거주자는 41만8000여 가구에서 59만7000여 가구 사이가 될 것으로 추정됨.
한국에 반지하 가구가 많은 이유는 현행 용적률 규제 때문임. 지하는 용적률(연면적/대지면적)의 연면적에서 제외됨.
따라서 지하는 공짜로 주어지는 공간이나 마찬가지임. 이 공간을 활용해 수익을 최대화 하다보니, 주택으로 임대를 줘야하고, 지하 공간에 사람들이 그나마 살려면 아예 지하가 아닌 창문을 낼 수 있는 ‘반지하’의 형태가 적절했음. 1층의 층고를 약간 높이고, 지하 1층의 일부를 지상 위에 올리는 형태.
반지하에 누수, 침수가 잦은 이유. 반지하들이 대부분 노태우 정부의 주택 50만호 공급 공약 이후에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그 시기엔 이미 상하수도 등의 도시기반시설이 확충된 뒤였음. 따라서 하수가 역류하거나, 배수가 잘 안 되는 문제 발생. 태수 집의 변기 구조.

건축법 제119조(면적 등의 산정방법) ① 4. 연면적: 하나의 건축물 각 층의 바닥면적의 합계로 하되, 용적률을 산정할 때에는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면적은 제외한다.
가. 지하층의 면적
나. 지상층의 주차용(해당 건축물의 부속용도인 경우만 해당한다)으로 쓰는 면적

  • 대만 카스테라는 왜 두 가족을 지하로 가게 했나

박사장 집에 기생하는 두 가족은 이전에 자영업에 나섰다가 망한 이력이 있음. 기정·기우네 가족 뿐 아니라, 지하실 남자와 문광(가사도우미)네 가족은 ‘대만 카스테라’라는 가게를 열었던 공통점이 있음. ‘대만 카스테라’는 한국 자영업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름임.
한국은 자영업자가 늘 취업자의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웬만한 국가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임. 2018년 통계로는 560만명. 폐업률 통계는 ‘폐업자수/신규개업자수’라서 좀 왜곡이 있지만, 매해 80~90% 수준임. 자영업자 부채도 500조원 이상. 새로운 아이템이 쉽게 뜨고 지는 특징도 있음.
문제는 이런 현실에서도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의 종속적 구조. 본사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고, 심지어는 폐업에도 큰 손해를 입지 않음.
그 많던 대만 카스테라가 순식간에 사라졌고, 그 이면엔 가게를 열었던 가정들의 사연이 있음. 모두 목돈을 단기간에 날린 경험을 공유하고 있음.

  • 왜 부촌은 언덕에 형성됐을까

전세계적으로 부촌은 언덕에 위치하고, 한국에도 평창동, 성북동, 한남동 등임.
부촌은 경관 등의 장점이 있고, 경사를 이용하면 용적률 규제에 혜택이 있음. 한쪽 방향에선 지하이나, 다른 쪽에선 지상으로 쓸 수 있는 공간이 ‘지하’로 잡혀 연면적에 포함되지 않음.
고지대엔 상하수도 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펌프장 등)하는데 더 비용이 들어가나, 이는 모두의 수도료로 분납해 프리라이딩 가능. 배수엔 전혀 문제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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