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독특했던 우리집 식탁의 풍경

in #kr6 years ago (edited)

세상에나..
이 사진을 발견하고 정말 깜놀! 했다!!

두 분에게..
그것도 아버지에게.. 이런 면이 있었다니!!!

우리 어린 시절에는 절대로 목격할 수 없었던..
아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장면이다.

딱 걸렸네! 얼레리 꼴레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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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세대였던 아버지는..
경북 출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진보 성향이었고..

그래선지.. 식사도 상당히 진보적(?!) 이었는데..
(너무 갖다 붙인 건가? ㅎㅎㅎ)

우리의 아침 식탁은 늘.. 서양식. 이었다.

그게.. 단순히 빵과 우유. 가 아니라..

스프와 야채 샐러드에..
버터를 발라서 잘 구운 토스트에..
각종 잼과 치즈는 기본이고..

야채를 잘게 다져서 구운 계란 요리나..
계란 후라이나, 오믈렛에.. 햄과 소세지 등..
잘 차려진 서양식 만찬. 이었던 것이다.

(나중에는.. 피자와 스파게티까지 등장했는데..
아마도.. 자식들의 까탈스러운 입맛이..
한 몫을 했을 것도 같다;;;)

요즘에야..
이런 식사가 자연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80년대 중반이었던 당시에는.. 정말 드물었는데..

그 덕에..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매우 서양적인 입맛. 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요리를 하는 엄마는.. 완전한 한국식 입맛..
진정한 밥순이. 였다는 거다.

그래서 늘.. 우리가 다 먹고 나면..
후식으로 과일. 까지.. 챙겨주고 나서야..

(우리 아버지는 지금도..
식후에는 무조건! 과일을 드셔야 한다;;;)

혼자.. 식탁에 덩그마니 앉아서.. 밥과 김치를 먹는..
엄마의 모습을 보는 게 일상. 이었다.

가끔.. 외식을 해도 마찬가지. 였는데..

아버지와 우리가 먹고 싶어 하는 건..
늘.. 엄마의 입맛과는 잘 맞지 않았고..

그래서, 기껏 외식을 하고 들어와서도..
또.. 혼자.. 밥과 김치.. ㅠㅠ

그때는.. 오히려 그런 엄마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입맛도 변하면서 닮아가는 걸까?

나이가 들수록 점점..
엄마의 입맛을 닮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가끔씩.. 뭉클- 할 때가 있다.

(역시 조선 사람한테는 조선 음식이 최고더라는^^ㅋ)

이제는.. 엄마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같이!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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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정이였던거 같아요~

지나고 보니.. 행복했던 것 같은데..
그땐 매일매일이.. 전쟁터. 같았죠~ ㅋㅋㅋ

잔잔하고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어머니를 닮으면서 내리사랑의 고마움이 느껴지더라고 전^^

감사합니다^^
저도.. 이제야.. 내리 사랑의 감사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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