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팔난기 초벌번역 6-6

in #krsuccess3 years ago

황극은 크게 소리치며 하늘 깊은 곳에서 벼락이 땅에 내리치듯 뛰어나왔다. 황극은 손으로 남화산 태허진인이 준 고정검을 들고 곧바로 앞으로 가서 휘둘렀다. 꼭 콩을 뿌려 병사로 바꾸는 듯했다. 그 두 요괴는 갑자기 멈춰서더니 곧 본체를 드러냈다. 앞서던 짐승은 오기린이었고 뒤따르던 것은 삼 척 황금 철퇴였다.
황극이 얼른 몸을 날려 그 짐승에 올라탔다. 왼손으로 단단히 목덜미 갈기를 움켜쥐어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 오른손으로 황금철퇴를 가볍게 휘둘렀다. 날뛰기를 서너 번 하더니 그 오기린은 비할 데 없이 온순해졌다. 나아가고 물러남을 모두 황극의 뜻대로 했다. 황극이 속으로 기뻐하며 말했다.

‘하늘이 내게 탈것과 무기를 내리셨다. 오기린을 타고 황금철퇴를 들었으니 큰 공은 세운 것이나 진배없다.’

허리춤에 찼던, 꼬아 만든 오라를 꺼내서 오기린을 기둥에 단단히 묶은 다음 이성묘 안으로 들어가 두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황극은 이성묘 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에 두 아이를 두었다. 황극은 이성묘 기둥을 발로 차 무너트렸다. 그리고 부싯돌로 불을 피워 이성묘를 깔끔하게 태워 없앴다. 두 아이와 제물을 가지고 길을 찾아 산 아래로 내려왔다. 하늘이 새벽을 알릴 즈음이었다. 장수 몇 명이 길 가운데서 황극을 맞이하며 말했다.

“장군께서 이성묘에 가셨을 때 무슨 기이한 일이 벌어졌습니까?”

황극은 밤에 겪었던 일을 말했다. 모든 장수가 감탄하며 크게 외쳤다.

“이것은 하늘이 장군에게 무를 발휘하는 데 쓰라고 보내신 것들입니다.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축하드립니다!”

황극은 휘하 장수를 통해 마을 늙은이들에게 ‘영원히 이러한 폐단을 없애라.’라는 말을 전했다. 이 뒤로 사주 유구촌에서는 다시는 이러한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 몇몇 마을 늙은이가 황극의 은혜에 감사해, 생사당을 세워 그 덕에 보답했다.
마을 늙은이들이 황극의 사당을 세워 받든 일은 여기서 말하지 않겠다.

단설. 이때 남만 추장 맹세웅은 맹획의 후예라고 스스로 일컬었다. 용맹한 장수 수백 명, 중무장한 병사가 오만여 명이었다. 서쪽 땅을 침범해, 먼저 익군을 공격할 계획이었다. 촉 땅에 살던 백성들은 수백 년 동안 전쟁을 몰랐다. 늘 유유자적 지냈으며 음주가무로 세월을 보냈다. 갑자기 남만 군대가 침공하자 단박에 모두 달아났다. 성에 살던 사대부와 서민들 또한 집을 지고 달아날 방법을 계산하더니, 전투가 일어나자 모두 달아났다.
맹세웅은 여세를 타 계속 몰아쳤으니, 마치 마른 나무를 흔들듯, 썩은 나무를 꺾듯 쉽게 진격했다. 월주, 준주 등 여러 주가 연달아 함락되었다. 인군 경계로 진군했다. 그때 자사 이태진은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 조정에 사실을 알리는 한편 군대를 정비해 남만 군대와 싸울 계책을 세웠다. 별가 이덕진이 말해다.

“지금 성에 군량이 아주 많습니다. 장병의 수도 수만에 이릅니다. 밤낮으로 성벽 위에 올라가 방어를 견고하게 하고 아울러 한중 여러 곳에 사실을 급히 알려야 합니다. 병사와 무기를 정비한 다음 동쪽으로 주의를 끌고 서쪽을 치고, 혹은 앞을 끊고 뒤를 막는 전술을 쓴다면 적을 앞뒤로 몰아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남만 군대를 물리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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