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 묻는 노동가치론과 국가주의

in #cryptocurrency8 years ago (edited)

며칠전 ‘가상화폐’ 토론에서 별 일이 다 있었다.

지금까지 거래소에 돈도 찔러 보고(겨우 본전), 이것저것 ‘투자정보’ 명목으로 읽어보고 알게 된 것, 느낀 것 정리해 보자면.

  1. 암호화폐의 가치는 노동가치론을 묻는다
    : 화폐가 국가의 권위 혹은 금이라는 실물에 기대서 그 가치를 보증 받는 것이라면, 암호화폐의 가치는 거래를 승인하는 채굴에 들어간 노동력의 가치를 묻는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오픈소스, 모두 소스가 공개되어 있다. 공개된 자원을 활용해 해커들이 이런저런 기술의 혁신을 만들어낸다. 모든 암호화폐 채굴이 비트코인처럼 거래Transit 승인 메커니즘에서 과도한 전력부하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이더리움처럼 저전력으로, 비유하자면 스마트그리드 방식으로 채굴을 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오픈소스판에서 해커들의 자발적 참여든 ‘착취 공장’을 통한 동원이든 어쨌거나 Transit 승인이나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의 참여는 그들의 ‘노동력’이 들어가는 일인데, 이에 대한 보상 메커니즘으로서의 ICO를 승인할 거냐 말거냐 혹은 얼마만큼의 보상을 어떻게 줄거냐는 질문은 남아 있다. 마르크스나 고전파 경제학적인 질문이다.

사실 암호화폐 코인/토큰이 아니라도 어떤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은 git 등을 가지고 서로 협력하고 돕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된 오픈소스판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질문이기도 하다다. 해커나 개발자 세계에 대해 이것저것 파보다 보면 항상 당면하는 질문.

  1. 거래소는 아나키즘과 국가의 관계에 대해 묻는다
    : 앞서 언급한대로 오픈소스의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블록체인과 채굴, 암호화폐를 본다면 사실 아나키즘의 영역 같아 보인다. 들뢰즈식으로 말하자면 ‘기관 없는 신체’, 국가의 화폐는 ‘뇌를 가진 유기체’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나키즘으로 생성한 화폐(이말이 거슬린다면 쿠폰 혹은 토큰)을 국가주의적인 화폐와 거래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일군의 중도파들은 아나키즘 화폐라는 파도와 국가주의 화폐라는 파도가 부딪혀 거품을 만드는 방식, 그렇게 하면서 수위를 조절하게 만드는 방식을 말하는 것 같다. 예컨대 거래소는 유지하되 무기명 거래를 막고 실명제를 도입한 후, 적절한 방식의 과세를 적용하나는 방식. 폭락(떡락)과 폭등(떡상) 사이에서 ‘성투’(성공투자)를 서로 빌며 “가즈아”를 주문처럼 외는 게임 유저 같은 투자자들을 다시 오프라인에 안착시키려는 안정제 느낌일 따름이다. (이에 대한 인류학적 질문은 일단 생략하겠다.)

그러나 이는 유보적인 퉁으로밖에 안 보인다. 더 유토피아적인 암호화폐의 질문이 남았고 도래하지 않았다. 아마존이 각종 온라인 서비스 결제를 암호화폐로 받는 순간, 구글의 kaggle이 개발자에 대한 보상으로 G-coin을 지급하고 그것을 통해서 자체 플랫폼 이용을 허락하는 순간. 아나키즘적인 지불시스템으로서의 무언가는 어떻게 현실세계와 조우하게 될지를 묻는다. 거래소가 아니어도 아나키즘 화폐와 국가가 관장하는 화폐로 움직이는 실물경제와의 관계문제는 다시 머지 않은 시간에 도래하게 될 것이다.

그 때에도 국가경쟁력과 4차산업혁명의 질문이 유효할지는 모르겠다. 다만 엔지니어와 개발자가 어떤 공동체와 스케일을 선호하게 될지는 중요한 질문이 될 것 같다.

흔한 #문돌이 의 #기술비평 #비트코인 은 모르겠고 #블록체인 은 여전히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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