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자유당 : 하느님의 나라를 향한 여정

in #kr6 years ago

기독자유당 : 하느님의 나라를 향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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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자유당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정당은 기독교 정신을 표방한 정당이다. 2016년에 창당된 이 정당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정당이지만, 곧 엄청난 일이 일어나버린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이윤석 의원이 국민의당이 아니라 기독자유당에 입당해 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이 정당은 최초로 의석을 획득한 기독교 정당이 되었다. (최초로 선거를 통해 원내에 진출한 종교 정당은 중앙불교위원회다. 제2대 총선에서 1석을 획득했다) 아무도 이 정당이 원내정당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지만, 어찌 되었든 제19대 국회 끝에, 이 정당은 잠깐이나마 원내정당으로써 활동했다.

그리고 제20대 총선 예측결과에서 1석을 획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나왔다. 많은 사람이 이에 대해서 심히 걱정했다. 대놓고 혐오를 저지르는 이 정당이 국회에 진출하면, 어떻게 될지 눈에 뻔하기 때문이었다. 기독자유당원들은 열심히 통성기도까지 하면서 비례득표 3% 달성을 기원했으나, 하느님이 개입하셨는지 다행히 2.6%라는 득표율로 의석을 획득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사실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다. 기독자유당이 개신교 계열 정당 중에서 가장 유명하지만 유일한 정당은 아니었다. 기독당과 진리대한당이라는 정당이 추가로 더 있었다. 진리대한당은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내지 않았고, 기독당은 후보를 배출했다. 득표율은 0.5%. 기독자유당의 득표율과 합치면 3.1%다. 충분히 원내 진출을 할 수 있었지만, 서로 표를 나눠 먹었기 때문에 의석 획득에 실패했다.

여하튼 이 정당은 지금은 원외에서 놀고 있다. 근황을 아는 사람도 그다지 없다. 차기 총선 때나 부활을 이야기하면서 나타날 것이고, 이윤석 의원과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면, 주목을 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정당의 탄생을 경계해야 한다. 기독교계의 혐오 발언이 날로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고, 이것이 어떤 정치진영과 결합하여 하나의 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단순히 말뿐이었다면, 이제는 제도적으로 억누르려고 작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어떤 정치적 세력에 의탁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치를 하기 시작했다. 기독자유당은 그런 배경에서 나온 정당이다. 하느님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집념은 이제 비웃을 대상이 아니다. 어떤 실체적인 위협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 추세라면 다음 총선에서는 반드시 의석을 하나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국회에서 어떤 혐오선동을 하게 될지 상상이나 가는가? 이미 보수냐 진보냐 상관없이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난무하는 국회에서, 이제 대놓고 그런 정책을 추진한다는 정당이 떡하니 버티고 있게 되면 어떻겠는가? 1~2석 정도라도 그건 너무 끔찍한 일이다.

다행인 것은 우리에게 다음 총선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는 뭉치고 연대할 수도 있다. 게다가 기독자유당은 1천 2백만 성도 운운하지만, 기독교인들이 모두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의 존재는 잊혀가지만, 우리의 연대는 점차 견고해져 더 많이 알려지고 있다. 이런 추세를 유지한다면, 국회에서 혐오세력 진출을 막고, 더 나아가 소수자들을 대변하는 세력을 더 많이 진출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독자유당의 약점도 자신의 성장을 막을 것이다. 기독자유당은 1200만의 기독교인이 모두 자신을 찍어주면 핵심적인 정치세력으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 실제로 그들이 전부 기독자유당을 찍는다면, 그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1200만 명은 순전히 모두 개신교의 것이 아니다. 이 중 300만 명은 천주교인이다. 그래도 900만이 남는다고 할지도 모르겠는데,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기독교인은 하나의 로봇이 아니다. 이거 찍으라면 이거 찍는 사람도 아니고, 사상이 통일된 사람들도 아니다. 기독교 우파와 좌파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게다가 이들은 정책으로 싸우려고 하기보다는 반기독악법만 막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어서, 어떤 환심을 사기도 어렵다. 정책이 너무 기독교적이고, 있는 것도 허황하다. 차라리 대한애국당의 정책자료집을 보는 것이 훨씬 정신건강에 이로울 정도다. (그렇다고 대한애국당 정책에 혐오가 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좋게 봐서 이것도 군소정당의 한계라고 하자. 하지만 이들의 약점은 아직 남아있다. 심지어 가장 치명적이다. 바로 모두 하늘에서 이룰 것이라는 견고한 믿음이다. 정치는 하늘이 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지난 총선에서 2.6%에서 득표가 멈추었을 때 그들이 통성기도를 했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무엇보다도 기독자유당은 정당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포기했다. 기독자유당 정강·정책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정당 창당의 목적은 정권을 창출하려는 것이나 기독자유당은 정권의 창출이 아니라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정의 사회 구현에 기여하고자 한다’ 하느님의 나라가 오면 집권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사회가 그렇게 구성되기를 바라고, 자신들은 거기에 조금 기여만 한다는 정도라는 걸 대놓고 말하고 있다. 이럴 거면 왜 정당을 만들었나. 하느님이 모든 걸 이루실 거라는 환상에 취해서 자랑스럽게 적어놓은 걸까? 태극기 집회에 나오는 이스라엘 국기만큼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이야기해도 그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정당은 망하지도 않고, 이름을 바꾸어가며 생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느님의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데 포기가 있어서야 되겠는가? 한국 기독교의 급격한 성장처럼 기독교 정치도 그렇게 되기를 원하니까. 하지만 확성기를 아무리 크게 틀어봤자, 사람들은 지나가는 전도사를 귀찮아하며, 하느님은 단순히 기도만 열심히 한다고 집권시켜주지는 않는다. 기독자유당의 목표는 스스로가 변하지 않는 이상 그저 허황한 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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