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아이 ; 짧은 3부작

in #test8 years ago (edited)

본 게시글은 이태원 Bavaria Studio Cafe 2층에 전시중인 

< Da ; 일상을 기록하다 > 의 작품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밤의 아이 ; 짧은 3부작'

자신의 이상과 전혀 다른 암담한 현실에 놓인 꿈을 가진 이의 내면의 변화 과정을 3개의 시리즈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1. 밤의 아이

별 하나 없는 밤이, 아이를 안았다.

아이는 끔뻑이며 조리개를 만져본다.

쇳덩이 같은 밤의 셔터를 들어보려는 행위

앙상한 나뭇가지로 해보는 무의미의 축제

무엇이 아이를 움직이게 하는가

침잠하는 아이의 등을 떠미는 손끝은

아이를 암막의 무도회장으로 이끌었다.

초록빛을 잃은 애벌레가 된 아이

아이는 꿈틀거리며 춤을 춘다.

어둠 속의 몸짓은,

목소리를 잃은 성악가의 외침과도 같다.


2. 심해어

일렁이는 바다의 치마폭

그녀의 발바닥 어딘가를

유영하는 생명체.


그들은 빛조차 달랠 수 없는

그녀의 음지에서 절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 타올랐다.


심연은 그들의 눈을 가릴 수 없었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보았고,

빛이 없는 곳에서 빛이 되었다.


진정한 내적 자유의 비늘을

온몸에 두른 자들.

아이는 그런 그들을 보며

밤 속에서 별을 품고자 한다.


3. 별의 약속

별들은 시간이 지나면 팽창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별은 버거워진다.

아이는 혼란스럽다.


그러자 별들의 귀엣말 :


‘네 눈은 네 몸을 떠났다. 네 눈은 하늘과 마주한다. 

그리하여 네 발은 자신을 옭아맸다. 이해 못 할 마음은 아니지만, 

인간이기에 인간인 채로 인간의 몸을 가지고는 날 수 없다. 

네 발을 믿어라. 직접 짚어라. 네 땅에 디뎌라. 

네 눈이 다시 네 눈이 될 수 있게. 오래 즈려밟아라. 

네 발이 닳아 없어질 즈음 생길 날개를 믿고.’


밤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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