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君の名は。, your name., 2016)

in #kr7 years ago

감독 : 신카이 마코토
출연 : 카미키 류노스케(타키 목소리), 카미시라이시 모네(미츠하 목소리) 등

애니메이션의 본 고장답게 많은 인기를 누린 너의 이름은. 우리나라에서도 SNS등을 타고 널리 퍼지며 인기를 실감하게 했는데요. 사실, 제가 처음 이 영화를 접한 것도 바로 선풍적인 인기 때문입니다. 흔히 말하는 ‘오타쿠’ 양성영화라고 불리며 영화를 한 번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2번, 3번 보게 만드는 영화라는 칭송이 붙고, 영화관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봐서 일본어임에도 불구하고 대사를 타이밍 맞춰 따라하거나 주제곡을 따라 부르는 등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영화라고 하여 극장에 찾아갔습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그렇게 심오한 편은 아닙니다. 시골에 살고 있는 여주인공 미츠하와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로 말할 수 있는 대도시 도쿄에 살고 있는 타키. 이 둘은 전혀 연관성 없이 각자의 삶을 살고 있죠. 그러던 어느 날, 자고 일어난 그 둘은 서로의 몸이 뒤바뀐채 눈을 뜨게 됩니다. 일주일에 2~3번 정도 몸이 뒤바뀌는 일이 벌어지고, 몸이 바뀐 날 잠이 들고 나면 다시 자신의 몸으로 돌아오는 신기한 일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일이 왜 일어나는 것인지 궁금해지는 둘은 서로의 공책에 너는 누구니? 등과 같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메시지를 남기게 됩니다. 10대의 장난스러운 소년, 소녀 같이 서로의 용돈을 하루에 다 탕진해버리거나 연애를 도와주는 등 서로를 골탕 먹이고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두 사람. 그러다 문득 실제로 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 타키는 아무런 정보 없이 미츠하를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미츠하를 찾아 나선 그에게 다가온 것은 미츠하가 살고 있다는 동네가 3년 전 거대한 운석이 떨어져 사라진 마을이라는 것. 단순히 몸이 바뀌는 것 뿐만 아니라 시간을 넘나드는 운명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이렇게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시간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있는 두 사람. 타키는 3년 전 일이 똑같이 벌어진다면 미츠하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3년 전 그 사건을 막고 미츠하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타키. 그 둘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사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뭐지? 이게 이렇게 열광할 만한 영화인가?’였습니다. 일본에서는 1,640만 명의 관객을 유치시키고 200억엔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하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제치고 역대 애니메이션의 2위에 달성했다는 기록을 남긴 영화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약하지만 영화등급분류 상 비속어에 속하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고, 여주인공의 가슴을 클로즈업 하는 장면이 포함되는 등 빈번하지는 않지만 간간히 나오는 성적묘사들이 전체관람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 12세관람가의 등급을 따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주로 영화관에서 관람하게 되는 아이들이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람객수를 기록했죠. 감독 신카이 마코토는 이 영화가 단순한 남녀의 애틋한 사랑을 녹여낸 영화가 아닌 일본의 재난을 모티브로 한 영화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방사선 사태로 인해 상처받는 영혼을 치유하고 싶어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한 감독은 재난상황을 아름다운 영상미와 사랑이야기를 통해 풀어내며 치유받기를 바랬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 부족함을 많이 느낀 것은 아니지만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일까요? 살짝은 지루하고 조금은 진부한 영화였다는 생각을 지워버리기는 힘들었습니다. 공책에 너는 누구니? 라고 쓰는 장면은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남녀 주인공이 시간 여행을 하며 애타게 서로를 찾던 때의 그 장면을 보는 것 같았던 것은 저 뿐일 까요? 그 장면을 보는데 말할 수 없는 비밀의 한 장면이 떠오르며 쉽게 잊혀 지지 않더군요. 표절이라고 논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지만 진부함에 한 몫을 더 했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이야기는 너무 옛스러웠다고 할까요. 지하철이 하루에 한 두 대 밖에 오지 않는 것도 아닌데 둘은 지하철 문 사이에서 서로를 애타게 부르며 찾아대고, 연락처도 메모도 그 무엇도 아닌 머리끈을 던져주며 자신을 찾아주기를 바라는 등 조금은 현재로서 억지스러운 모습들이 종종 집중을 방해하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억지스러운 영화 그 자체로 남지 않았던 것은 감독이 영화 사이사이에 깔아놓았던 복선들이 수도 없이 많았고 그 복선들이 모두 좋은 쪽으로 잘 회수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부분은 복선으로 인한 개연성이 상당했지만 조금 디테일한 부분이 아쉬웠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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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감상글 감사합니다! 저도 재미있게 봤지만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는건 사실이네요. 다른 글들도 기대하겠습니다:)

저두 이 영화 엄청 기대해서 영화관가서 봤는데, 기대했던거에 못미쳐서 아쉽더라구요 ㅠㅠㅋㅋㅋ 쵸큼 오그라들기도 하고 그랬네여 ㅠ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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