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심리학] 열번째. 더 자유롭기 위해 울타리가 필요해 - 아이들에게 "안 돼"라고 말하는 방법

in #kr-psychology7 years ago (edited)

1일1심리학.JPG

안녕하세요! 발달러 가나입니다:)
어느 덧 1일 1심리학을 시작한 지 열 번째 포스팅이 되었군요+_ +
슬슬 버거워지는데요... ㅎㅎㅎㅎㅎㅎㅎ
작심삼일의 아이콘이 그래도 열 번째 포스팅을 하고 있다니
아주 칭찬해 나 자신!!
그럼 오늘의 심리학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평소에 아이들에게 "안 돼"를 전달할 때
활용하실 수 있는 기술(?)이라 좀 더 생활밀착형 심리학 이야기가 될 수 있겠네요ㅎㅎ

아동 치료 시에 제가 느꼈던 어려웠던 점 중 하나가
"그건 안 되는데." 를 아이에게 전달해야 할 때였습니다.
놀이치료실에서는 아이들이 마음껏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왠지 거기에 브레이크를 끽-- 걸어버리는 느낌도 들었고
아무리 좋게 전달해도 결국은 아이의 원하는 바를 꺾는 것이니
미안한 마음도 들고... 이 친구가 화내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구요.
하지만 분명히 "안 돼" 상황은 존재합니다.
장난감을 부수려고 하거나, 치료자인 나를 때리려고 하거나,
아니면 너무 위험한 행동을 해서 다칠 것 같거나 할 때는
안전을 위해서 "안 돼"를 전달해야만 하죠.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에 한해서 최소한으로 "그건 할 수 없어"를 전달하는 것을
제한 설정이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무한정의 자유가 있다고 좋은 것은 아니겠지요.
아이가 자기 자신을 다치게 하는 건 당연히 막아야 하겠고,
치료자가 위협적으로 느낄만큼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건
분명 서로의 관계에 있어서도 좋지 않습니다.
(진짜 아무리 장난감이고 놀이지만 칼 들고 덤비거나
복싱하자고 작정하고 다가오면 무서울 때가 있습니다...)
관계는 양방향적인 것이라서 치료자가 아동에게 느끼는 감정도 중요한데,
아이가 무섭고 위협적으로 다가온다면, 또 그 놀이가 무섭고 피하고 싶다면
아이와의 시간이 괴롭고, 아이와 안전하고 신뢰로운 관계가 유지될 수 없겠죠.
치료실의 장난감을 부수는 것을 제한하는 이유는 아이가 느낄 죄책감 때문이기도 합니다.
장난감이야 뭐 다시 사면 되겠지만, 장난감을 망가지게 한 아이는
치료자가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죄책감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되면 치료실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은 일이 될 수도 있어요.
대략 이러한 이유로 인해

  • 아이가 자신을 다치게 할 위험이 있을 때
  • 치료자인 나를 다치게 할 위험이 있을 때
  • 놀이치료실의 물건을 부술 위험이 있을 때

아주 최소한으로, 그러니까 이 세 가지 경우에 한하여
치료적 목적을 가지고 제한 설정을 하게 됩니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안전감이 느껴지도록 울타리를 쳐 두고,
그 안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는 것이죠.

제한의 목적은 위의 세 가지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것도 있지만,
치료자의 제한을 아이가 받아들여 스스로 제한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도록 하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럼 이 제한을 어떻게 아이에게 전달하느냐, 가 중요하겠죠!
제한은 세 가지 단계를 따릅니다.

1단계 : 아동의 바람, 감정을 알아주기
2단계 : 제한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3단계 :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 제시하기

예를 들어 봅시다.
아이가 헐크 놀이를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치료자가 악당이고 자기가 헐크를 하겠다고 합니다.
아이가 헐크로 변신하고, 악당인 치료자를 진짜 때리려고 합니다.
이 때, 치료자는

1단계 : 아동의 바람, 감정을 알아주기

"잠깐만, 00이가 진짜 헐크처럼 악당인 선생님을 때리고 싶구나."

2단계 : 제한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하지만 선생님을 진짜로 때릴 순 없어."

3단계 :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 제시하기

"대신 저기 있는 큰 곰인형이 악당이라고 하고 때릴 수는 있어."

아이를 양육할 때도 이 방법이 아주 요긴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밤에 잠을 안 자고 더 놀겠다고 떼 쓰는 경우에

1단계 : 아동의 바람, 감정을 알아주기

"00이 엄마/아빠랑 더 놀고 싶어서 자기 싫구나."

2단계 : 제한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근데 지금은 밤이니까 콜콜 자야해."

3단계 :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 제시하기

"대신 엄마/아빠가 같이 침대에 누워서 동화책 읽어 줄게."

간단 명료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전달하는 게 포인트...!

연인 사이에서 "안 돼" 해야할 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남친/여친이 길거리에서 뽀뽀해달라고 할 때!

1단계 : 바람, 감정을 알아주기

"우리 기요미 나랑 뽀뽀하고 싶은 거 알아."

2단계 : 제한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하지만 여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여기선 좀 그렇다."

3단계 :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 제시하기

"이따가 보는 눈 없을 때 해줄게^^."

좋지 않은 예시였던 것 같습니다.
무튼.
실생활에서 아주 요긴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알아두세요ㅎㅎ 감정 알아주기 -> 제한 전달 -> 대안 제시

그럼 오늘도, 내일도 우리 함께 건강하게 발달합시다>. <
굳밤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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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많은 사람들이 이 포스팅에 관심을 갖고 있나봐요!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문구가 너무 사랑스럽네요ㅎㅎㅎ 귀여워라....<3

알아도 실천하는 건 또 별개라지요. ㅠ.ㅠ 명심하고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맞습니다ㅠㅠ 지행합일 정말 어렵지요ㅠㅠㅠ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더라구요. 아랫층 때문에 뛰면 안되는데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까봐 걱정도 되고... 수도 없이 많은 케이스가 있지만 항상 어렵네요.
말씀하신 방법을 잘 적용해 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맞습니다ㅠㅠ 규칙을 정해 주는 것도 어렵고, 그걸 일관적으로 적용하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저도 머리로는 아는데, 나중에 애기 키우게 되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되네요.

보통은 1,3단계를 건너뛰는 경우가 많을것 같은데.. 꼭 잊지말고 1,3단계를 챙겨야겠네요. 정말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get-cheaper님! ㅎㅎㅎ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 <

가나님의 이런 포스팅들이 저에게 얼마나 항상
도움이 되는지 모릅니다ㅠㅠㅠ
포기하지말고 해주세요! 헤헤 :D
아이들을 치료가 아닌 가르침의 상황에서
대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가나님 글들을 읽으며 아! 아이들이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되는구나. 나는 이렇게 대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겠구나!
하며 여러가지들을 배워갈 수 있어서 너무나 좋습니다!
항상 좋은 가르침들 주셔서 감사드려요 가나님!
항상 안된다고 할 때 어떻게 안 된다고 해야 할지 고민하곤
하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D

크>_ < 감사합니다 도경님//_ // 아이들을 만나는 직업을 가지면 다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ㅎㅎㅎ 안 돼! 말하기가 처음 치료할 땐 정말 어려웠는데 (물론 지금도 좀 힘들긴 하지만) 안 되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아이들에게 더 안전하고 자유롭게 놀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준다고 배운 뒤로는 마음이 좀 놓이네요ㅎㅎ

하루에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해요^^
어쩜 글도 잘 쓰시는지!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부족한 글에 이런 과찬을ㅠㅠ 감사합니다!

가나님의 귀요미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건지.... 스름이 돋는 글이었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허용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 주는 것이라죠.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긍정하고 모든 것을 다 하게 해 주는 것은 방임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기요미는... 저렇게 저를 제한설정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다 해주는 건 방임과 같다는 말에 엄청 엄청 동의합니다! 평생 부모가 다 오구오구 해줄 것도 아닌데말이죠..

<감정 알아주기 -> 제한 전달 -> 대안 제시> 좋은 거 배우고 갑니다 ㅎㅎ

근데..
(저녁 중요 모임갖고 있는데 딸에게 전화 옴)
딸 : 아빠 오늘도 늦게 들어오지 말고 일찍 들어와.
나: ㅇㅇ가 아빠가 집에 일찍들어와 주었으면 좋겠구나.
근데 아빠가 지금 중요한 모임이 있어서 10시 전 까진 못들어가.
대신 ㅇㅇ가 좋아하는 **사가지고 최대한 서둘러 들어 갈께.

이러면 될까요? ㅎㅎ

네네! 좋은 응용이십니다>_ < 매번 사 가는게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으니 대안으로 아빠 집 가면 10분 정도 같이 놀아줄게 라던가 다양하게 쓰시면 될 거 같아요ㅎㅎ 근데 따님께서 lovedj님이 일찍 퇴근 안 하시면 많이 울고 짜증내는 게 아니라면... 또, 원래 일찍 들어가기로 하고 약속도 했는데 갑자기 못 지키게 된 것이 아니라면 그냥 아빠가 일찍 들어와 주면 좋겠구나. 근데, 오늘 중요한 모임이 있어서 좀 늦을 거 같아. 정도만 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버지도 아버지의 일이 있는 것이고 그건 어쩔 수 없이 아이도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냥 제 생각인데, 한 번 말씀드려보았어요~ㅎㅎ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보통 핀트가 상하거나 열받아서 감정을 표출한다는게 먼저여서 문제겠지만, '감정 알아주기 -> 제한 전달 -> 대안 제시 ' 요 패턴 기억해보겠습니다.

무슨 심리학이 이렇게 힐링이 되는건지 읽기만 해두 차분해지네요 ㅋㅋ 현자가 된것 같아요!

으잉ㅎㅎㅎ 감사합니다>. < umkin님 댓글도 힐링이 되네요+_ +

어머나 참 좋은 내용이네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일 1심리학 열번째 포스팅 대단하세요~
슬슬 버거워진다는 말씀도 재밌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 ㅎㅎㅎㅎ 뭔가 꾸준히 한다는 것이 참 힘들기도 하네요. 알고 있는 것이라도 글로 풀어내려니 노력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자신과의 약속이니+_ + 최대한 지켜봐야겠지요! ㅎㅎㅎ

꾸준히 하는게 참 어렵더라구요ㅜ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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