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느 가족'의 중국판 포스터 2장

in #kr6 years ago (edited)

오늘 아침 메일을 여니 영화 ‘어느 가족’이 9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는 보도자료가 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켜니 제가 일하는 허프포스트의 인터내셔널 버전인 허프포스트일본판에는 ‘어느 가족’의 중국판 포스터를 소개하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이 포스터는 이미 국내에서도 ‘어느 가족’을 본 관객들에게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일본판의 기사는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었죠.

저는 사실 아직도 ‘어느 가족’이란 이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영화의 원제는 ‘좀도둑 가족’(万引き家族)입니다. ‘어느 가족’이란 제목을 붙인 입장에서는 영화에 대한 비호감적인 이미지를 우려했겠지만, 저는 그래도 ’좀도둑 가족’ 정도가 되어야 영화가 더 보고 싶어질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봅니다. ‘어느 가족’은 정말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하고 가족이 등장하는 영화라면 다 붙여도 되는 제목이니까요.

중국판 제목은 ‘小偷家族’입니다. 네이버 중국어 사전에 돌려보니 ‘小偷’이 바로 좀도둑을 뜻하는 말이더군요. 사실상 영화의 원래제목을 붙인겁니다. 대신, 영화의 포스터는 스틸을 사용한 원래 포스터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dims.jpeg

중국에서 쓰이는 포스터는 2종류 입니다. 그중 하나는 가족들이 바닷가에 놀러간 영화 속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우산을 들고 있는 손입니다. 손의 주인은 마치 멀리 있는 이 가족에게 씌워주는 것처럼 우산을 들고 있습니다. 물론 이 손의 주인은 영화 속의 할머니겠죠. (영화를 본 분들은 아실겁니다.)

dims (1).jpeg

또 다른 포스터는 영화에서 가족들이 소리만으로 불꽃놀이를 즐기던 장면을 가져와 그렸습니다. 영화에서는 ‘소리만 듣고 불꽃놀이를 상상’하는데, 포스터에서는 그들이 직접 보는 것처럼 그렸네요.

허프포스트일본판에 따르면, 중국 디자이너와 포스터 작업을 한 영화홍보사는 “중국에서 우산은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의미를 갖는다”며 이렇게 말했습다.

“이 가족은 바다에서 행복하게 놀고 있습니다. 그때 할머니는 가족 모두를 걱정하면서 우산을 쓰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이 장면을 통해 ‘가족’이란 의미, 그리고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또한 영화의 불꽃놀이 장면은 디자이너가 가장 감동한 장면이었다고 합니다.

“이 가족에게는 불꽃놀이의 소리 밖에 들리지 않지만, 마음속에서 가족의 사랑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가장 감동한 장면이었기 때문에 중국 관객에게도 이 장면이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어느 가족’의 관객수가 10만명이 넘거나 하면, 이 포스터 디자인을 가져와서 포스터증정 이벤트라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이벤트라면 저도 영화를 한 번 더 극장에서 볼 것 같네요.

Sort:  

이 글을 읽고 한국 포스터를 찾아보았어요.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좀도둑 가족 + 일러스트 포스터 조합이 훨씬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네요. 한국 포스터는 그냥 뭐.. 해피해피한 대가족 일일연속극같은 느낌이구요.

나름 흥행을 위한 고민의 산물이었겠지만, 이런 포스터를 보면 한국 포스터는 그냥 좀 평범해 보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날이 너무 덥습니다......덥다 ㅠ

Coin Marketplace

STEEM 0.29
TRX 0.12
JST 0.034
BTC 63687.39
ETH 3309.68
USDT 1.00
SBD 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