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3. 나를 보게 해주는 사람

in #kr6 years ago (edited)


[Angel - Sarah McLachlan]

안녕하세요 미술관입니다.

저도 다시 볼 겸 해서 끝난 지 한참 지났지만 계속 쓰고 있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요.
한 편 한 편 써가고는 있는데 왠지 나를 위해서 쓰는 다짐이나 일기 같기도 하네요.ㅎㅎ

노래는 저번 비긴 어게인2에서 박정현이 부른 Angel인데 이 원곡이 더 좋아서 올렸어요.
이 드라마에 맞는 거 같기도 하고.

항상 그렇지만 제 주관적인 감상이고 제 맘에 드는 대사들이에요.
정말 보물같은 대사도 많고 장면도 많아서 그 중에 고른다고 힘들었네요.ㅋ
제일 좋아하는 편들이다 보니 이것저것 다 넣고 싶은 마음도 좀 있었지만..
대사까지 다 쓰려니 이 정도 해도 너무 긴거 같아서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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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훈 : 나쁜 놈 잡아 족치면 속 시원할 거 같지. 살아봐라 그런가
어쩔 수 없이 나도 그 오물 뒤집어 써. 그 놈만 뒤집어쓰지 않아

지안 : 아니면 큰 돈 받아내서 나가서 회사 차리던가. 나한테 누명씌어서 짜를려고 했던 인간이랑 어떻게 한 회사에 있어
얼굴 보는 것만 해도 지옥같은텐데.

동훈 : 현실이 지옥이야. 여기가 천국인 줄 아냐. 지옥에 온 이유가 있겠지
벌 다 받고 가면 되겠지 뭐

지안 : 벌은 잘못한 사람이 받아야되는 거 아닌가
내가 대신 죽여줄까요?

동훈 : 마셔

인생이 우울한 어른이 그에 못지 않게 우울한 아이에게 하는 말이 참...
하지만 이 두 사람에게는 이게 삶입니다.
그 어른이 가르쳐주는 한마디. 나쁜 놈 잡아 족쳐봐야 너도 그 오물이 묻는다는 말.
어쩌면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행복해지기 전에는
이 현실이라는 지옥에서 나올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닌지.
현실이 지옥이고 벌 받으러 왔다고 생각하는 어른에게 아이는 벌은 나쁜 놈이 받아야한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말로 위안을 합니다.
이런 보통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말들로 서로를 위로하는 이 두사람.
대신 죽여준다는 말과 마셔 라는 말로 끝나는 대화는 농담인듯 농담이 아닌듯 하지만
이 두사람은 같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다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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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 : 인간은요 평생을 망가질까봐 두려워하면서 살아요 전 그랬던 거 같아요
처음에는 감독님이 망해서 정말 좋았는데. 망한 감독님이 아무렇지 않아보여서 더 좋았어요
망해도 괜찮은거구나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망가져도 행복할 수 있구나 안심이 됐어요.
이 동네도 망가진 거 같고 사람들도 망가진거 같은데 전혀 불행해보이지 않아요 절대로
그래서 좋아요 날 안심시켜줘서.

이 드라마에서 최유라(나라)는 정말 맘에 와닿는 대사를 많이 남겨요. 작가가 어떻게 배역 하나하나를 살리는지 정말 잘 보여주는 케이스입니다. 정말 박해영작가님의 능력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캐릭터인 거 같아요.
한 때 잘나갔던 배우에서 기훈(송새벽)이라는 감독을 만나서 망가져 버린 배우.
그 배우가 하는 이 대사는 저에게도 많은 위로가 되었어요.
망가졌던 한 때를 생각해보면..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그래 망가져도 괜찮구나. 아무것도 아니구나 를 계속 되뇌이게 되는..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망가질 때마다 되뇌이게 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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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 사람 죽인 거 알고도 친할 사람이 있을까. 멋 모르고 친했던 사람들도 내가 어떤 앤지 알고나면 갈등하는 눈빛이 보이던데.. 어떻게 멀어져야되나

동훈 : 니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니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니가 먼저야. 옛날일 아무것도 아냐. 니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냐

이 드라마에서 동훈이 지안에게 해주는 대부분의 충고가 바로 이 대사에 압축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전 편에서 모른 척 해준다는 말과는 다른 위로. 위에 대사처럼 자신이 받아들이기에 따라 우선 자신이 바뀌고 그 바뀐 자신이 남들도 바꿀 수 있다는.
사람을 죽인 과거가 아무것도 아니게 되긴 힘들겠지만 그걸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지안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지안을 대하는 사람들이 바뀌겠죠.

스팀잇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에 관한 글을 많이 읽었어요. 거기서 위로도 많이 받고 용기도 많이 얻고.
이 장면을 보면서 스팀잇에서 읽은 그런 글들이 많이 생각났습니다.
결국 나 자신이구나. 내가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거였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나. 나 자신을 우선 사랑해야하는구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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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 내 뒤통수 한대만 때려줄래요.
보고 싶고 애타고 그러는 거 뒤통수 한대 맞으면 끝날 감정이라면서요
끝내고 싶은데 한대만 때려주죠.
아 그지같애 왜 내가 선물한 슬리퍼 안신나 생각하는 것도 그지같고 이렇게 밤늦게 배회하고 돌아다니는 것도 그지같애

동훈 : 집에가 왜 돌아다녀

지안 : 그러니까 한대만 때려달라고 끝내게 왜 내가 끝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 좋아하나?

동훈 : 너... 너 미친년이야

지안 : 어 맞어 미친거야 그러니까 한대만 갈겨달라고 내 뒤통수. 정신 번쩍나게 어떻게 이딴 인간을 좋아했나 머리박고 죽고 싶게.
때려. 끝내게. 안 때리면 나 좋아하는 걸로 알거야. 동네방네 소문 낼거야. 박동훈이 이지안 좋아한다고!

이 장면은 제가 이제까지 본 어떤 드라마의 사랑고백보다 더 강렬하고 애절해서 꼭 넣고 싶었습니다.ㅎ
이 드라마가 할 때 밥 잘 사주는 이쁜 누나가 했던 걸로 아는데...
그 드라마를 보진 않았지만..다른 멜로 드라마의 어떤 장면보다 가슴설레게 했던 고백 장면이었던 거 같아요 저에겐..ㅎㅎ(변태 아님)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 못해.. 아이유까지는 아니더라두 누군가 저렇게 고백을 해준다면..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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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 : 아침에 일어나기가 끔찍해. 사라지고 싶어. 또 완전히 구겨졌어.
지구에 종말온다는 말 없어요? 도망가긴 쪽팔리고 다 같이 망해야되는데 남산은 왜 화산이 아닐까. 폭발하면 좋을텐데.

기훈 : 사랑해

유라 : 1도 안펴진다.

이 대사도 너무 좋아요. 남산은 왜 화산이 아닐까...
정말 힘들 때 그냥 지구가 망했으면 하는 생각 많이 했었는데..
아마 이런 경험 다들 한번 정도는 있으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나만 없어지는 건 싫고 쪽팔리니 걍 다 망했으면 하는 생각. 너무너무 힘들 때 한번씩은 해보는 생각.

그렇게 힘든 유라에게 기훈이 하는 말 '사랑해'
흐음.. 이건 제가 이랬던 거 같아서..
삶이 힘든 사람에게 위로랍시고 뜬금없이 사랑한다고... 좋아한다고...
힘들다는 사람에게 힘들어하지 말라는 이야기만 하고..
그 말이 필요한 게 아닌데.. 같이 울어주지는 못하더라도 어쩌면 그냥 듣고 공감해주는 게 필요한데..

그냥 옛생각이 많이 나서 이 장면의 저 두 상황이 저에게는 참 와닿는 거 같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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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 제가 누군가를 좋아하는게 어쩌면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오늘 짤린다고 해도 처음으로 사람 대접 받아봤고 어쩌면 내가 괜찮은 사람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게 해준 이 회사에 박동훈 부장님께 감사할겁니다.
여기서 일했던 3개월이 21년 제 인생에서 가장 따뜻했습니다.

사람을 평가하는 데 다른 사람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겠지만..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고맙고 힘이 될까요.
스스로가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고..용기를 얻을 수 있는.
동훈이라는 캐릭터는 혼자 힘들어하지만.. 정말 멋진 어른이라는 걸 보여주는 대사들.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일깨워주는 사람보다 믿음이 가는 사람이 있을까요.
처음에는 회사라는 상황때문에 이 대사가 그렇게 안 와닿았었는데..
한번 두번 보다 보니 아 이게 그냥 사람에 관한 이야기구나를 알게 되고 그러면서 정말 좋아하게 된 장면이에요.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싶다.. 그리고 꼭 되어야지 라고 다짐도 하게 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 편들에서 아이유의 연기가 정말 리얼하게 살아나오면서 멋진 장면들도 많이 나와요.
다 쓸 수 없기도 하고 직접 보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서 안 쓴 장면들이 참 많습니다.ㅎ

아마 다음편이 마지막이 되겠네요. 사실 이 편에서 끝낼려고 다 써놓고 고쳤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좀 남아 있어서 ㅎㅎ


P.S
오늘 저 인간만들어 주신 멋진 선생님이
거의 키우다시피 한 자식같은 회사를 그만두셨습니다.
정말 위에 동훈처럼 같이 일하던 사람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시던 분이세요. 지안이 하는 대사만큼이나 좋은 응원의 메세지들을 많이 받기도 하셨구요. 워낙 열심히 하셨기도 하지만 믿음을 보여줬던 사람들이 남아있어서 더욱 마음이 많이 헛헛하실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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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시길

새로 가시는 회사에서도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삶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저를 아껴주시는 스팀잇분들
저의 멋진 선생님 같이 응원해주시길 바래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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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정주행해봐야겠어요 ㅎ

새로운 시작하시는 선생님 응원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행복하게 잘 지내실거에요. 응원합니다 ^^

꼭 정주행 해보시길 바래요.ㅎ 정말 남는 게 많은 드라마가 될 겁니다.^^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feelsogood님~~~

진심이 우러나오는 좋은 드라마 인것같아요.
포스팅 읽으면서 정말 마음에 남는 장면들은 잊지 못할것 같아요.
회사를 위해 진심으로 일하신선생님 그곳에서도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훌룡하신 분이 될것 같아요 ^^

아마 평생 잊지 못할 드라마가 될 거 같네요 저에게는.ㅎㅎ 이미 소장중이기도 해서.ㅋ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yellocat님 ~~ ^^

아아. 키우다시피한 회사를 그만두시다니. 그 마음 진짜 헛헛하시겠어요. ㅠ
그래도 많은 분들이 믿고 따르셨던 분이니 분명 새로운 곳에서도 잘 하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좋은 분은 어디서든 좋은 법이니까요. :D

초코님 응원 감사드려요~~~
물론 저도 새로운 회사에서 잘 지내시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
그쵸 좋은 사람은 어디서나 좋은 사람 ㅎㅎ

캬... 전에 봤던 명장면들이 떠오르네요.
아이유는 사랑이죠!ㅎㅎ
선생님의 앞길도 계속 아름답길 바라겠습니다~

아이유는 사랑이죠!!! 노래도 연기도..흐 넘 좋아.ㅋㅋㅋ
생각 같아선 쓸데없는 제 코멘트 없이 그냥 대사랑 동영상만 올리고 싶은데...
포스팅이란 중압감이..ㅎㅎ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좋은 사람은 어디에서나 좋은 사람...
선생님이 미술관님 곁에 안 계신 것이 못내 아쉽지만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니까요
선생님도 미술관님도 각자의 위치에서 잘 지내시리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응원도 보내드리고요!
나의 아저씨는 미술관님껜 어쩌면 운명같은 드라마같단 느낌이 듭니다 회차를 거듭할 수록요

운명같은 드라마라는 말 멋있네요... 딱 그런거 같기도 하고.ㅎ
이런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젠 너무 많이 봤..ㅋㅋㅋㅋ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디디엘엘님 ^^ 좋은 분이니 어디서나 좋은 사람이 될 거라 저도 믿습니다~

작가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상황을 모르고 들어도 이렇게 멋진 말들을 그렇게 중간중간에 넣을 능력이 있다니...
어울려 살 수 밖에 없는 이 곳에서 서로 아웅다웅... 알콩달콩... 궁시렁궁시렁...
참 말도 많고 재미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인 것 같아요. 그 만큼 다양한 사람들도 많구요.
주변에 멋진 분들이 제게도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angel... 듣기 좋습니다.
미술관님도, 미술관님의 멋진 선생님도 항상 좋은 분들 사이에서 행복하시길 응원드립니다. 그리고 미술관님 옆에 좋은 분들에 저도 낄 수 있도록... 노오력~ㅋ

그쵸.. 저는 이런 말 생각해내기도 힘든데.. 이런 대사들을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캐릭터가 하게 만들다니.. 작가님들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
삶을 녹여내는 드라마라는 걸 전 처음보는 거 같네요 정말.ㅎ

응원 감사드려요 길마님~~~ 저도 길마님 옆에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또 봐요.. 이번엔 뭐 먹을까요? ㅎㅎ

대사가 인생이네요. 정말..
전 살짝 이드라마가 무서워서 안봤거든요..
내공이 쌓이면 그때 열어봐야겠어요.

그리고 선생님같은 회사 선배분 멋지시네요. 새로운 곳에서도 여전히 빛나기를 응원드립니다.

헐 내공이 필요한 거 같지 않은데..ㅎㅎ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언제든 때가 됐다고 생각하셨을 때 꼭 열어보세요 ^^ 힘이 되는 위로를 받으실거라 믿어요 ^^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오나무님 ~~^^

음악도 글도 좋습니다! ^^ 즐겁게 리스팀~~
그분이 어디 계시든 자신의 존엄을 지켜내시길.

ㅎㅎ 리스팀 감사드립니다~~~

응원해주셔서 더욱 감사드리구요 ^^

저도 아직 계속 보고있어요. 에피소드들을 외울 지경입니다ㅠㅠ 저도 뒤통수 장면... 너무 가슴아프지만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큰 그림을 그리는 지안.. 그리고 너무 황당한 동훈... 미동님의 아저씨도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아저씨 포스팅 너무 좋아요..

헐 한국에서 언니분들 때문에 다시 보신다더니.. 귀국하셔서도 보시는 거에요?ㅎㅎ 진짜 외우시겠다.ㅋ
아 저 뒤통수 장면.. 전 가슴이 콩닥콩닥 설레였어요.ㅋㅋ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북키퍼님 ^^

내용이 뭐가 중요합니까!!!
아이유가 나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정답입니다~~~~
근데 이 드라마는 복수정답이 있어서.ㅎㅎㅎ 내용도 조아요!!!! ㅋ
stylegold님 글 좀 쓰시죠!! 라고 쓰고 보니 5일전에 글을 쓰셨군요..ㅠㅠ ㅈㅅㅈㅅ

크하하!!!!
요즘은 뜨문뜨문 스팀잇에 출몰중이라..ㅋㅋㅋ

뜨문뜨문이라도 꼭 출몰하셔야해요~~~~ㅎ
더 뜨문뜨문이라도 글도 꼭 써주시구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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