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아줌마 엄마.

in #kr6 years ago

엄마와 남동생이 오늘 작은 다툼이 있는 것 같다.

엄마에 말에 의하면 하루종일 스마트폰만 하는 것이 너무 답답하여 잔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내가 부모여도, 하루종일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자식의 모습을 보여 화가 날 것 같다.

엄마와 내가 똑같이 생각하는 잔소리는 과연 자신이 아끼는 자식을 위한 잔소리 일까?

엄마의 잔소리엔 항상 패턴이 있다.

한량처럼 쇼파에 누워 있는 자식을 바라본다.

그리고 "우리 집 애들은 욕심이 없어."라고 말하며 한심한 눈빛을 쏜다.

"아니 다른 집 애 누구는 뭐 한다고 하는데.. 우리 집애들은 왜 이럴까?" 라고 푸념을 늘어 놓은 후

기분이 상해 화를 내면 "너도 좀 그렇게 노력을 해봐라!"라고 말하거나,

무반응을 보일 때면 "우리 집애들은 너무 욕심이 없어."라고 다시 말한다.

만약 반격을 할 경우에는 "아~ 몰라.", "그래 너 잘났다."와 같은 회피 반응을 보인다.

나는 엄마의 마음을 너무나 이해하지만, 엄마의 편을 들지 않는다.

왜냐면...

엄마가 남동생에게 강요하는 것들은 이런 것이다.

  1.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라.

  2. 성적을 관리 잘해라.

  3. 놀것이면, 알바나 해라.

뭐 이런한 것들이다. 과연 이게 내 남동생에게만 해당 되는 이야기 일까?

과연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조언일까?

과연 남동생에게 딱 맞는 조언이며, 남동생이 왜 저 3가지를 꼭 해야하는지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있을까?

장차 내 남동생이 하고 싶은 일에 영어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성적이 얼마나 미칠까? 알바를 한다면 어떤 알바를 해야 할까?

엄마는 과연 남동생이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해 알고 있을까?

엄마는 단, 한번도 우리 삼남매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궁금해 한 적이 없다.

항상 강요만 존재 했다.

다니기 싫은 피아노 학원을 다녀야만 했었고,

다니기 싫은 종합 학원을 항상 다녀야만 했었으며,

다니기 싫어서 매일 울어도 대학교를 졸업 해야만 했었다.

내가 글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을때는 그것을 우숩게 여겼지만,

엄마가 중요한 글쓰기를 할때, 나에게 대필 해달라고 했다.

내가 문학 책을 읽을때면, 자기계발서를 읽어야 한다고 했다.

불어가 배우고 싶었지만, 세계의 흐름을 위해 중국어를배우게 했다.

글 쓰는 사람들은 돈을 못 벌기때문에 물리치료사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종이접기를 잘하는 여동생에게는 착하기때문에 간호사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남동생에겐 누나들이 병원에서 일하니깐 너도 병원에서 일해야한다고 했다.

요리하기를 원하는 남동생에게 엄마는 요리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치사하고 더러운지에 대해서만 말했다.

엄마는 항상 우리에게 무엇이 되어야 한다. 무엇이어야만 한다고 강요했다.

엄마는 단 한번도 우리가 무엇이 되고 싶지. 무엇이 우리의 드림인지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 엄마가 하는 잔소리 아니 조언이 과연 마음에 와 닿을까?

자식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도 모르는 엄마에게, 나는 편을 들고 싶지 않았다.

그 피해자는 나와 여동생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보는 것보다 생각이 많은 남동생만큼은 자신이 생각하고 하고 싶은 것을 했을면 좋겠다.

어쩌면, 이것도 내가 남동생에게 투영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 엄마는 아들(남동생)의 꿈이 뭔지 알아?

엄마: 내가 어떻게 그걸 알아. 말을 해줘야 알지.

왜 남동생이 엄마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엄마는 생각해 본적이 있을까?

나: 엄마가 진지하게 그것에 대해 이야기들은 준비가 되면, 아들도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 해 줄거야.

엄마: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줘야하니.

엄마는 먼저 인생을 산 사람이기엔 그 길을 단축해주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이다.

하지만, 목적지도 모르면서 빠른길이라고 안내한다면, 그것은 과연 지름길이 맞을까?

내가 이 경험을 해 본 사람으로서 이건 너무나 의미 없고 부질 없는 짓이다.

엄마의 꿈은 스스로 운전하여 한국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것이 꿈이다.

나는 엄마가 이 꿈을 위해. 어서 빨리 운전 연수를 받고.

아빠가 생일 선물로 사주려고 했던 소형차를 그냥 선물로 받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자식에게 불필요한 관심을 엄마 자신에게 썼으면 좋겠다.

엄마가 아니 여자로서 엄마 인생이 좀 더 창창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

다 크고 자신만의 세계관이 있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이래라 저래라 지나가는 아줌마나 하는 의미 없는 조언은 안 했으면 좋겠다.

내일부터 엄마한테 운전연수 언제 받는지 물어 봐야겠다.

엄마가 인생낭비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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