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야기] 20*C+M+B+18 독일 집 문 앞에 쓰여진 문구의 의미를 아시나요?
20*C+M+B+18
독일 집들 문 앞에서 어렵잖게 볼 수 있는 문구인데요. 혹시 눈여겨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독일은 로마 카톨릭과 종교개혁을 일으켰던 프로테스탄트가 30년간 죽도록 싸우고 화해한 곳이기도 하지만, 동방정교회의 전통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1월 6일은 교회력으로 로마 카톨릭과 프로테스탄트에선 예수의 공생애가 처음 시작된 주님 공현 대축일과 주현절로 기념하고 있지만,
동방정교회에선 1월 6일과 1월 7일을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크리스마스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나라에 따라 편의상, 1월 2일부터 8일 사이 일요일에 기념하기도 합니다.
독일에서 1월 6일은 신약성경의 마태복음에 기록된 동방박사를 특별히 기리는 동방박사의 날로 기념하고 있는데요. 바이에른 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작센-안할트 주에서는 공휴일로 기념하고 있기도 합니다. 혹시 그곳에 사시면서 왜 휴일이어서 쉬는지 몰랐던 분이 계시진 않으시겠죠?~^^
정교회에서도 로마 카톨릭과 프로테스탄트에서 기념하는 크리스마스와 매우 유사한 전통이 있는데요. 어린이를 중심으로 이웃 집을 찾아가 시를 읊거나 노래를 부르고 기부금을 모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용합니다.
특히, 방문한 집에 문패가 없는 경우, 20*C+M+B+18라는 문패를 달아주기도 하는데요. (숫자는 해마다 바뀌게 됩니다)
독일에선 로마 카톨릭과 프로테스탄트도 이 전통을 계승해 집주인이 크리스트교를 믿는 경우 집 앞에 직접 이와 같은 문패를 내겁니다. 정교회, 로마 카톨릭, 그리고 루터교를 비롯한 프로테스탄트 모두 구분없이 같은 문패를 내걸고 있는 것이지요.
- 별 모양은 동방박사들을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으로 안내했던 별을 상징하고
- 세 개의 + 는 크리스트교의 신앙인 성부, 성자, 성령의 3위를 표현합니다.
- C, M, B는 후세에 전승된 동방박사 3명의 이름을 뜻한 것이기도 하고, 라틴어로 "그리스도여 이 집을 축복해 주소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20...18은 지역마다 의미가 다르게 사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문패를 단 년도를 표현합니다.
2018은 2018년 올해를 상징하는 것이지요.
*(별표)대신 +를 사용하는 곳도 있는데요. 그 경우 +가 네 개가 되어 세 개의 +로 상징했던 삼위일체의 개념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신앙을 달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이 계승되며 변형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첨부 영상은 2017년과 2018년 1월 6일에 동박박사의 날을 맞아 어린이들이 정교회 전통을 따라 2018년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연방 대통령 내외를, 2017년에는 요아힘 가우크 독일 연방대통령 내외를 각각 방문해 노래를 부르고 20C+M+B+18 문구를 새로 쓰거나, 20C+M+B+17 이 적힌 문패를 다는 영상입니다.
2018년 1월 6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연방 대통령 내외를 방문해 대문에 문구를 새로 쓴 후 노래를 부르는 영상
2017년 1월 6일, 요아힘 가우크 독일 연방대통령 내외를 방문해 노래를 부르고 문패를 달아주는 영상
언어가 의사소통의 주요 수단이기는 하지만, 상대의 관심사에 대한 지식과 교감능력이 없다면 언어만으로 소통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런 독일 문화를 하나씩 알아두시면 요긴할 때가 꼭 올 거라 생각되네요.
특히 독일인과 마음을 나눌 때! 왜냐하면, 최근에는 가끔씩 독일인 중에도 자신들의 전통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있기도 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