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a] 각국 정부가 허용할 것 같지가 않다.

소문이 무성하던 페이스북의 Libra 프로젝트가 공개되었고, 이후 각국 정부에서 "태클" 을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련 글들이 스코판에도 많이 올라왔는데, 아래의 두 글 정도만 보아도 대략 감이 잡히실 겁니다.

• @jayplayco님의 [Libra] 페북 스테이블코인 리브라 백서 공개및 간편 요약

• @fenrir78님의 [sct] 다시 한 번 곱씹어 볼만한 Libra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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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견해들이 있으나, 저는 각국 정부들이 이걸 허용할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국강병" 으로 대표되듯이, 권력이나 힘은 군사력과 자금력으로 뒷받침되는 것입니다. 예전처럼 왕정이나 신권정치가 아니라 선거로 권력을 선출하는 요즘은, 자금력이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에 사실상 자금력이 제일 중요하죠. 예를 들어 미국이 강력한 이유는 최강의 군사력과 자금력 통제(기축 통화인 달러를 좌지우지)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리브라 프로젝트는, 페이스북이 발권력을 가지고 자금줄 관리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각종 블록체인 관련 내용, 기술, 구조 등등의 내용이 있긴 한데, 저는 이런 건 사실상 추가적인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몇백 몇천 개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나왔었는데, 기술적인 면이 중요했던 건 거의 없을걸요.

우선 발권력 부분부터 보겠습니다.

리브라가 만약 백서에서 말하는 대로 구현이 된다면, 전세계적으로 단일 통화가 이루어지는 효과가 나옵니다 - 지금 유럽에서 유로를 주로 쓰고 자국 통화를 보조로 쓰는 나라들이 있는것처럼, 리브라가 국제 기축통화가 되고 가끔 보조적으로 각국의 통화가 쓰이겠죠.

미국은 석유를 달러 결제하게 함으로써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이걸 절대 내놓을 생각이 없을 겁니다. 또한 유럽이나 중국 등 다른 국가 정부들도 마찬가지겠죠. 어느 정부가 자신들이 컨트롤할 수 없는 화폐가 자신들의 화폐 지위를 무너뜨리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까 싶습니다. 미국에서 진보 보수 정치인들이 한목소리로 리브라의 등장을 "염려" 한다고 말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죠.

화폐를 정부가 컨트롤하지 못하게 되면, 재정 정책이나 등등 정부 정책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큰 문제가 되죠. 쉽게 생각하면, 비즈니스 사이클의 변화에 따라 이자율을 변화시키거나 통화량을 조절 (달러를 찍어낸다던가...) 등으로 경기 관리를 하는데, 이걸 하나도 못하게 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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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자금줄 관리 부분입니다. 정부도 이걸 용인하지 않겠지만, 과연 기존의 금융기관들이 이걸 가만히 둘까요. 특히 은행들의 경우는 말 그대로 자기들 밥그릇이 박살날건데요...

리브라가 예정대로 진행되게 되면, 은행들의 이자 수입은 거의 없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송금수수료 등의 수입원도 다 없어진다고 봐야하고...

정부 입장에서는 돈이 국경을 넘나드는 것을 막을 길이 없어집니다. 자본 통제가 안되고, 어두운 돈거래도 막을 수가 없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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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프로젝트가 뭔가를 개선시킬 것이다, 라는 점에서도 저는 회의적입니다. 물론 이건 블록체인이고, 노드 운영자들이 짱짱한 기업들이고, 어쩌고 등등 해서 좋을 거다, 이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저의 생각으로는, 이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일반 유저들은 블록체인이고 뭐고 필요없이 그냥 쉽고 편한 게 필요할 뿐이죠.

그리고 결국 노드 운영자들의 리브라 관리 권한 (코인 생성, 소각 등) 을 갖게 되는데, 그러면 몇몇 기업들이 전세계의 자금 관리 권한을 갖게 된다는 겁니다. 정부 대신 이런 기업들이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게 되는건데, 그나마 선출직인 정부는 국민 눈치를 보는 시늉이라도 하지, 기업들은 그런 것도 없을겁니다. 노드 운영자들이 권한을 갖는 것이 과연 지금의 정치 체계보다 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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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리브라가 나와서 혜택을 누가 볼지는 애매한데, 확실히 피해를 보는 곳이 생깁니다 - 각국 정부와 금융기관들이죠. 그들이 이걸 가만히 둘리가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