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책없는 봄날
정말 대책 없는 봄날/ cjsdns
단체 카톡 방에 어느 분이 임영조 시인의
대책 없는 봄날을 올렸다.
읽어보니 남의 일 같지 않은 일이다.
봄바람 불면 가슴만 뛰는 게 아니라
겨우내 나 죽었어하며 근, 수만 늘리던
고기 덩어리도 덩달아 들썩이게 된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오로지 달력을 뜯어내고
다시 새 달력을
거는 것이라 말하며 지나는 사이에도
손등에 주름이 잡히는지 모르게 생겼다.
대책 없는 봄날
임영조
얼마 전,
섬진강에서
가장 이쁜 매화년을 몰래 꼬드겨서
둘이 야반도주를 하였는데요
그 소문이
매화골 일대에
쫘아악 퍼졌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도심의 공원에 산책을 나갔는데
아
거기에 있던 꽃들이 나를 보더니만
와르르-웃어 젖히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요
거기다 본처 같은 목련이
잔뜩 부은 얼굴로 달려와
기세 등등하게 넓다란 꽃잎을
귀싸대기 때리듯 날려대지요
옆에 있는 산수유년은
말리지도 않고 재잘대기만 하는 폼이
꼭 시어머니 편드는
시누이년 같아서 얄밉기도 하고요
개나리도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꼼지락거리며
호기심 어린싹눈을 내미는데요
아이고,
수다스런 고 년들의 입심이 이제
꽃가루로 사방 천지에 삐라처럼 날리는데요
이 대책 없는 봄을 어찌해야겠습니까요
마음이 분주해진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정신 사나운데
누구 말처럼 돈걱정이나 안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자업자득이라 했다.
그 덕분에 올봄은 더욱 고통스러울 거 같다.
이 또한 행복이라고 여기기에는 고통스럽게 잔인하리
그래도 지나리라
대책 없는 봄날이 있다면
봄날이 간다도 있으니
이 또한 지나고 나면 추운 겨울 같은 이봄도
훗날 추억 속에서는 따듯했던 봄날도 기억되리라
청평에 팔자 좋은 놈
진달래도 피기 전에 벚꽃도 피기 전에
벌서 봄놀이에 흠뻑 빠져있다.
저는 코박봇 입니다.
보팅하고 갑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