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송장이 뜨네요.

드디어 송장이 뜨네요./cjsdns

명절 며칠 전 서울 황학동 중앙 시장 나들이를 했습니다.
두루두루 세상 구경도 하고 혹시나 밤 껍질 탈피기 하나 구할 수 있나 해서였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전철을 타고 나간 나로서는 그 무거운 걸 가지고 온다는 게 더욱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하여, 이왕 새것을 살 거라면 편하게 집에서 앉아서 받자는 생각에 바로 인터넷에서 구매를 했고 입금도 시켰습니다. 명절 연휴가 있어 더디 온다 해도 물건을 발송은 하였을 거 같아서 송장을 보내 달라하니 문자로 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이틀을 기다려도 아니 와서 전화를 해보니 그냥 기다리라 해서 알았다 하고 연휴 기간을 내내 기다렸는데 비로소 어제 저녁에 늦게 송장이 뜨더군요.

정말 많이 기다렸습니다.
이제 오기는 오는가 봅니다.
어제 오전에 통화를 해보니 물건을 택배 송장만 끊었지 발송은 오늘 한다고 하니 어이없기도 하고 한편 그럴 수도 있지 하며 기다렸는데 어젯밤 열 시가 넘으니 접수가 되었다고 뜨네요.

방금 전 확인하니 좀 옮겨 다니기는 했네요.
어쩌면 내일쯤은 받아볼 것도 같습니다.

아내는 오늘도 산으로 알밤을 주으러 갈지 모릅니다.
그것도 많이 움직이고 하여야 하는 것이니 운동이다 생각하고 조심하라는 이야기 외는 아무 이야기도 안 합니다. 그러나 밤이라는 것이 주을 때는 좋으나 밤을 까는 것은 완전히 날밤을 새우며 하여야 하는 것이라 노동 중에 상 노동입니다.

하여 그 노동에 합류하기도 싫고 한두 시간도 아니고 밤새 밤 까는 연인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밤 탈피기를 거금을 주고 구입을 했는데 그걸 기다리는 추석 연휴는 너무 길었습니다.

이제 내일이나 모레쯤은 도착을 할거 같은데 기대가 됩니다.
잘되면 좋겠습니다.
최소한, 아니 쓰지도 못한걸 왜 샀어 이런 말은 안 나올 정도의 성능을 발휘해주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도 연식이 5로 시작되다 보니 솔직히 마냥 좋지만은 못합니다. 주우면서도 깔 걱정을 해야 하거든요. 몇 년 전 도도리에 짓눌려 여러 날 동안 혼난 적이 있어서 이제는 밤새워가면서 매달리는 것은 단 며칠이라 해도 아닌 것 같더라고요.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뒤 마무리가 중요합니다. 일을 벌이는 것은 재미도 있고 그렇게 힘든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뒤 마무리는 생각과는 전혀 다릅니다. 큰일도 해보면 뒷 마무리까지 함께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뭅니다. 뒤마 무리는 언제나 궂은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슬금슬금 다 사라지고 불과 몇 명이서 혹은 혼자서 뒷정리를 하여야 합니다.

이런 거 보면 세상의 엄마들이 아내들이 대단한 겁니다. 물론 요즘 젊은 남자들은 육아는 물론 가사 노동을 많이 돕는다고는 하나 여자들이 하는 것에 비할바는 아니라고 봅니다. 나요, 말은 이리 해도 크게 도와주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늘 마음은 미안함보다 고맙다 이렇게 가지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