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무도 모른다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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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일단 너무 슬픈 이야기이다.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하던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에 정말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을까. 이야기만 듣는다면 다들 분개해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할테지만 영화를 보면서는 막 분노하고 이러지는 않는다. 러닝타임이 굉장히 길다. 두 시간 반인데 그 긴시간동안 따지고보면 스토리라고 설명할 것이 없다. 두 시간 반동안 잔잔하게 흘러간다. 근데 그 잔잔함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영화를 보면서는 화가 나지 않았다.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그냥 아이들만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영화 내에서도 화를 내거나 우는 아이가 나오지 않아서였을까. 감정을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장면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막 오열하고 분노하고 이러지 않았던 것 같다. 분명 화나고 슬픈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그 잔잔함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마음이 서늘했다. 그러면서도 따뜻했다가 어두워졌다가 그늘 졌다가 그랬다. 영상미도 너무 예쁘고 아이들도 너무 예뻐서 그래서 더 마음이 시렸다. 보면서 좀 의아했던 것은 정말로 아무도 자신의 감정을 폭발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 없었던 것이다. 아이들이니까. 그리고 이런 내용의 영화니까. 엄마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도 울거나, 엄마는 정말 돌아오지 않는것이냐고 보채거나, 화를 내거나 하는 장면이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런 장면 없이 그냥 그 아이들의 집과 생활만이 흘러나갔을 뿐이다. 심지어 한 아이가 죽는 장면까지. 그것도 극적인 장면이 없었다. 그냥. 그냥 흘러갔다. 근데 이런 것들이 더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밝은 햇빛 아래서 그 아이들이 걸어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울지 않았다. 눈물이 나오지 않았는데 우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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