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반려동물 장례, 화장장 부족 문제와 환경문제 해결 위해 대안 찾아야
반려동물과의 이별 그 이후...
무지개다리를 건너다. 이 문장은, '반려동물의 죽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픈 반려인들이 만들어 낸 문장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장례는 떠올리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피하고 싶어도 언젠가는 경험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에 따른 준비 역시 고민 해 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반려인 1000만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인 방법의 장례 방법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방법, 폐기물 소각장을 통한 소각 방법, 합법적인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통한 장례로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반려동물 장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경우 직접 장묘 시설에 가서 화장을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쓰레기 종량제 봉투, 폐기물 소각은 다들 내켜 하지 않아, 많은 반려인들이 땅에 매장을 하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현재 땅에 묻어주는 방법은 폐기물 관리법에 의해 불법으로 간주 되고 있습니다.
약 47.1%의 반려인들이 직접 땅에 묻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 데일리벳)
동물화장장 부족하지만...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등록된 동물장묘시설은 모두 28업체로 2015년 기준 일본의 동물장묘시설의 수는 520여곳으로 크게 차이가 납니다. 동물 장묘 시설에서 하루 3~10건의 화장 진행이 가능하지만. 전국의 모든 장묘시설을 365일 가동한다고 해도 한 해 발생하는 68만 8000여 마리의 반려동물 사체의 15% 정도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동물화장장 결사반대
출처: 중앙일보
합법적으로 등록되어 있는 장묘 시설은 대표적인 혐오 시설로 인식되어 지역 이미지를 하락시키고, 집값에도 직결되는 부분으로 지역 주민들의 민원 제기로 인하여 도심에서 접근하기 힘든 위치에 있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이 시간을 내서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반려동물 장례에 대한 인식 때문에 회사에 휴가를 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반려동물 대다수는 새벽에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같은 반려동물을 잃은 보호자들이 직접 운전을 하고 장례식장에 간다는 것에는 많은 위험성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제주도의 경우, 관광 구역으로 화장장 건립이 불가능하여 제주주민들 대다수가 불법 매장을 할 수밖에 없으며, 장례를 원하는 경우 비행기를 통해 내륙으로 나와야만 장례가 가능합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고정식 장례식장은 이러한 인식이 자리 잡기 전에 허가를 받은 업체가 대다수이고, 추후 필요에 의하여 허가를 받으려 해도 주민들의 민원 및 항의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내 동물장묘시설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묻으면 불법, 쓰레기 봉투에 버릴 수는 없어요.
일본 사례 연구 - 실효성 높은 이동식 장례시스템
일본의 경우에도 장묘시설 건립에 대한 반대가 심각하였지만, 이러한 문제를 이동식 반려동물 장례시스템을 통해 해결하여 장묘시설의 숫자를 늘리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이동식 화장차량 모습
일본의 경우 반려인 78% 이상이 애완동물 장례업체 이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중 화장을 원하는 사람이 85.9%, 그 중 96.2%에 달하는 반려인들이 이동식 화장을 선호하였습니다.
국내도 고객 만족도 높아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 직접 방문형 장례를 진행해 본 결과 고객들 반응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84.2%가 매우 만족, 15.8%가 만족을 하였습니다.
국내 반려동물 장례의 새로운 대안 찾아야할 때
동물장묘업 관련 규정, 고정식 장례만 규정하고 있어
국내에서 장묘업을 시작하려면 영업의 등록을 해야 합니다. 동물 장묘업자로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준에 따라 1) 다른시설과 분리된 영업장이 있어야 하고 2) 장례 준비실과 분향실을 갖춰야하고 , 3) 동물의 사체 또는 유골을 완전히 연소하거나 건조하여 멸균 분쇄할 수 있는 구조의 동물화장시설과 동물건조장시설을 갖춰야 하며, 4)냉동 시설 등 동물의 사체를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춰야하고 5)유골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동물 전용의 봉안시설을 갖춰야 합니다.
[box type="info" align="alignleft" class="" width=""]<동물보호법>
제32조(영업의 종류 및 시설기준 등) ①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개ㆍ고양이ㆍ토끼 등 가정에서 반려(伴侶)의 목적으로 기르는 동물과 관련된 다음 각 호의 영업을 하려는 자는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맞는 시설과 인력을 갖추어야 한다.
- 동물장묘업(動物葬墓業)
2~8. 생략
제33조(영업의 등록) ① 제32조제1항제1호부터 제3호까지 및 제5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영업을 하려는 자는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등록하여야 한다.[/box]
이동식 장례 방법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이기에 고정식만을 고려한 규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역주민 의견과 환경문제 고려하여 이동식 화장시설 고려해야 할 때
현 동물보호법상 동물장묘업자의 요건을 충족하여 등록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실제로 현재 전국에 50여 개의 동물화장장이 존재하나, 이 중 동물보호법상 등록된 동물 화장장은 30여 개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20여 개의 사업장은 등록하지 않은 불법 사업장으로서, 계속적으로 벌금을 내면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현 주소인 것입니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이하였고, 반려동물을 10년 이상 키우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져 갈 수록 반려동물 장묘업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실시간으로 동물 화장장의 허가 문제로 인한 뉴스는 계속해서 생기고 있습니다.
불법 매장으로 인한 토양 오염은 가속화될 것이며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는 고정식 장례식장의 대기오염 또한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허가를 늘리고자 하면 지역사회와의 마찰도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인 이동식 화장시설을 합법적인 규제안에 넣고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나갈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