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 8편까지 보고나서
@aprilamb 님의 글을 보고 나서 주말에 청춘시대 8편까지 내리 보고 말았네요. 1편 보고 그만 볼까하다가 계속 보고 말았습니다. 기대한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남자의 시선이 아니라 여자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끌어간다기에 좀 페미니스트적인 접근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하기는 했습니다. 여전히 볼거리가 많더군요. 화자가 여자이지만, 여자의 시선으로 보는 여자들이라기 보다는 여전히 남성의 시선으로 여자를 보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는 했습니다.
특히 강이나역으로 나오는 류화영이 단연 돗보였습니다. 모델출신인가, 무슨 몸매가 저렇게 완벽할까, 저런 배우를 어떻게 몰랐을까.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고 감탄사만 연발하다 알고 보니 티아라에서 왕따당하고 나갔다는 바로 그 친구더군요. 티아라에서는 존재감이 별로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평소 즐겨보던 가요프로그램에서 뭔가 훅하고 지나가는데 제가 뭘 잘못 본 줄 알았었네요. 그렇게 연예계에서 사라진 줄 알았는데, 이렇게 훌륭한 배우가 되어서 등장하다니. 카라의 한승연과는 많이 대조가 되더군요. 사실 한승연이 나온다고 해서 본 건데, 류화영이 압권이더군요.
청춘드라마에서 나올 수 없을 법한 강이나의 스폰남자들. 사실 이들에 대한 적대감보다는 부러움이 먼저 들었다면 드라마의 시선은 여전히 남자의 것입니다. 남자가 여자에게서 느끼려는 그런 "바램"이 여자들 5명으로 나뉘어져 다 표현되고 있습니다. 청순함과 애틋함의 윤은재, 섹씨함의 강이나, 유머와 재미있음의 송지원, 애교와 웃음의 정예은, 거기다가 투철한 생활력의 윤진명. 이 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각각 색다른 매력의 눈으로 감정이입을 하게 됩니다.
사실 이정도의 볼거리가 있는 드라마였다면 단연 훨씬 더 높은 시청률이 나왔을 법한데, 의외로 시청률은 저조하다고 하네요. 1회를 보고나서 남자들은 자잘구레한 여자들의 사소한 이야기로 치부했을 가능성이 크고, 여자들은 그 뒤로 보여주는 언벌런스한 배경과 무거움이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 5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주택에서 같이 살고 있다는 자체가 매우 비현실적입니다. 6년을 식물인간으로 버티고 있는 동생의 병원비를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다해가면서 겨우 백몇만원을 버는 진명이 애인 하나당 이삼백씩 받고서 생활하는 강이나와 같은 집을 쓴다는게 좀 말이 안되죠. 윤은재를 빼고 나머지는 대학생이라면서 거의 공부하는 장면이 안나옵니다. 돈씀씀이를 보면 대단하죠.
거기다가 각자들 가지고 있는 아픈 기억들의 수준이 일반적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강렬한 것들입니다. 젊은 이들의 현실적인 생활의 무게를 보여준다는 명분으로 사용하기에는 일반성이 많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 아픈 기억들은 현실적인 생활을 묘사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약간은 스릴러적인 것으로 몰아가기 위한 수단인 것으로 보입니다. 신발장에 있는 귀신이야기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무게와 공포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과연 극은 어디로 가야될까? 젊은 여자 5명이 느끼는 시대, 감성 그런 것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으로 그냥 끝나버린다면 매우 싱거운 엉성한 구성이 될 것 같습니다. 비현실적인 상황설정과 이쁜 여자들 5명의 매력간의 얼밸런스한 구조를 극의 무게추를 지탱하는 것으로 끌고 왔다면, 이 긴장감을 적절히 폭발시키지 않고는 휼륭한 매듭을 짓기 힘들지 않을까.
니콜키드만의 The others (2001)과 같은 현실과 비현실의 반전까지 기대하는 것은 너무 과한 기대감일까요? 저는 그 신발장의 귀신이 마치 반대쪽 현실을 이어주는 통로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꿈에서 현실은 매우 비현실적이고 비논리적이지만, 그것을 꿈이라고 자각하지 못합니다. 어느순간 어떤 단서를 통해 꿈이란 것을 느끼면 꿈은 깨집니다. 그래도 꿈을 깨지 못하면 "가위"가 되는 거지요.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