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사에서 마지막날을 보내고 퇴근하는 길...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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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에 퇴사통보했다고 적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조금 서운한 마음으로 회사로 가는 기차에 올랐지요. 너무 정이 많이 들어서 떠날생각을 하니 왜이렇게 서운한지.. 퇴사하면서 이런기분은 처음인것 같습니다.회사로가는길에 사진도 몇장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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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지사 시작할때 회사 로고로 만든 머그잔인데, 2년 다되가니 색이 바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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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급한 이슈가 있어 오전에 정신없이 일을 한 후, 점심시간에 다같이 leaving drinking 하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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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즈강변을 한참 걸어 레딩의 한 펍에 도착 했습니다. 보통은 퇴사하는 사람이 한잔씩 돌리는데, 존이 기어코 사겠다고 해서 얻어 마셨습니다. 처음 가본
펍인데, 분위기가 꽤 괜찮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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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빡세니 가서 힘들면 언제든 돌아오라고 말해주는 동료들이 참 고마웠습니다. 정말 돌아오면 환영해줄지 모르겠지만.. 빈말이라도 듣기좋은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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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한잔하고 돌아와서 또다시 나머지 건들 마무리한다고 몇시간을 분주히 보내고, 전사메일로 굿바이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여러 동료들로부터 상투적인 답메일이 오는 가운데, 의외의 사람들 (아키텍쳐 논의하면서 싸우던 사람들)이 도리어 진심으로 아쉬워해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특히 제가 존경하는, 무지하게 깐깐한 시니어 아키텍트가 보내준 메일을 읽는 순간에는 회사를 떠나는것이 후회 될정도였습니다.

Sorry to see you go, Ian. This is a big loss for the UK team. It was great collaborating with you - I feel we had many constructive interactions. Good luck with what's next!

영어도 딸리고 이해력도 딸려서 함께 뭔가 설계하다보면 항상 짐만되는것같이 느꼈고.. 속으로는 분명히 나를 싫어할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것 같아서 위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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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마무리 일하고 있는데, 보스가 attention please 하더니, 모두 함께 저의 이직을 축하해주며 퇴직 선물로 Leaving card, 샴페인, 초콜릿 그리고 Amazon 상품권을 주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원래 누구 퇴사할때 다함께 축하해주고 all the best를 빌어줍니다. 떠나는 사람을위해 해주는 배려는, 언제나 감동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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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슈 터진거 도와주니라 저녁 6시까지 일했습니다. 마지막날이라 좀 일찍 가고싶었는데.. 제가 맏고있었던 프로젝트에 이슈가 터져 가장 친한 동료 둘이 낑낑거리며 분석중이라 발이 떨어지지를 않더군요. 그래서 마지막까지 함께 해결한 후 짐을 정리하고 함께 회사를 나섰습니다.

처음부터 쭈욱 같은 프로젝트로 오래 함께일한 스티브와, 지난 1년간 옆자리에 앉아서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한 앤디. 화이트보드 앞에서 뒷목 주무르며 함께한 시간만도 몇십시간은 되는데..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즐겁게 일해서 너무나 고마운 기억입니다.

두 친구와 마지막 악수를 하고, 눈가가 촉촉해지고
목소리가 떨리는것을 애써 참으며 굿바이 했습니다. 퇴사하면서 이런 마음이 든적은 없었는데, 많이 즐거웠고 많이 정들었나봅니다.

여러가지로 마음 한켠이 헛헛한 하루였습니다. 새 회사에 가서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운을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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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서운하시면서도 한편으론 새로온 곳에 대한기대감두 들고 기분이 참 묘하시겠습니다. 그동안 몸담고 열정을 다한 직장인데 아무리 응원을 받는다 해도 마냥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꺼 같아요. 아마존에 가셔서 더더욱 건승하시길 진심으로 응원드립니다.

@allpass님 안녕하세요~ 가족과 헤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묘했습니다. 지난 회사에서는 퇴사할때 아주 잠깐 서운하고 그후론 홀가분하기만 했는데. 스타트업이라서 회사 직원이 두명일때부터 봐와서 그런지.. 먼저 떠나려니 미안한마음도 들고 그러더라구요. 새로운 직장에서 또 좋은사람들을 만났으면 좋겠네요. ^^ 하지만 너무 기대는 하지 않아야겠죠? 아마존에는 다른팀이긴 하지만 한국사람도 꽤 있으니.. 완전히 달라질것 같습니다. 응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깜지아버님 ^^

nice blog :)

Cheer Up! 댓글이 많은걸 보고 궁금해서 왔습니다!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발길이 쉬이 떨어지지 않고 아쉬움이 남는다는건 그 회사가 좋았던덜꺼에요 분명. 이직을 할때 저렇게 좋은 마음으로 보내줄수 있다는게 참 좋은거 같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축하해 줄수 있는 훈훈함이 멋져보입니다.

@firstqueen1019님 안녕하세요. 제가 느낀 마음을 그대로 적어주셨네요. 그렇게 잘 마무리하고 마지막 퇴근을 했지만, 많이 그리울것 같습니다. 종종 연락하고 회사에 과자라도 보내야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Good luck !!!!!!!!!!

땡큐땡큐!!

영국의 farewell 문화 멋있군요. 제 마음이 다 짠해집니다.ㅎㅎ
새 직장에서도 좋은 분들 만나실겁니다. 화이팅입니다!

@coffeenut 저는 두번 겪어보고, 다른사람들 퇴사할때는 여럿 겪었는데... 솔직히 정말 멋있는것 같습니다. 떠나는 사람이 더 마음 편히 떠날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문화가 있기에 머무는 동안에도 더 최선을 다 할 수 있는것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감사드립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고 아쉬움이 크신 걸 보니 참 좋은 회사였던 것 같습니다. 새로 이직하시는 곳에서도 좋은 인연 많이 만나시길 바랍니다.

@bree1042님 안녕하세요!

네 정말 좋은 회사였습니다. 환경도 좋고 사람들도 다 좋고 돈도 잘 주고요.. 규모만 빼고 보면 솔직히 아마존보다 나은회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아마존 오퍼 받고 나서 더 다닐까 이직할까 고민을 2주정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런저런 일에 마음이 흔들리다가 옮기게 되었네요. 결정 하기까지 저는 마음이 하루에도 백번씩 바뀌었는데, 가족들과 친구들은 아마존 오퍼받았다고 하니까 너무나 축하해주더라구요. 고민하는것을 이해하지 못해서 혼자서만 끙끙 앓았습니다. 예전에 이 스타트업으로 옮길때는 "용감한 결정입니다. 건투를 빕니다" 같은 걱정과 우려섞인 응원을 받았었는데, 이번에는 마냥 좋은소리만 듣고 질투섞인 말들까지 들으니 역시 한국사회는 네임밸류가 짱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네요. 무엇보다 아버지가 그렇게 좋아하시니.. 오퍼를 거절할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그래서 오퍼를 수락하고 떠나기까지도 잘한 결정이라는 확신은 없습니다. 제가 100% 결정한 기분이 아니라서... 어쨌든 결정했으니 움직여야죠 ^^

공감하기어려운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외국에계시니 왠지 공감해주실것같아 주저리주저리 했네요. 응원 감사드리고, 브리님도 건승하시길 빌겠습니다 ^^

스타트업이었는데도 여러 모로 정말 좋은 회사였네요. 한국에서는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미래를 보고 다니는 거지, 현재는 더 많은 희생과 노력을 요구하잖아요. 야근에, 과다한 업무에, 박봉.. 아마 그런 이미지 때문에 다들 걱정하셨나 봅니다. 아마존에서 더욱 잘 나가시길 바랄게요. :)

아마그런것 같습니다.. 저도 조금 걱정했는데 들어가보니까 프리하고 좋더라구요.. ^^ 일은 아마존이 훨씬 빡센데.. 다들 잘됐다고 하니 혼란스럽습니다. ㅎㅎㅎ 브리님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새회사에도 꼭좋은사람만날수있을것입니당
뽜이팅💪🏻

@oounding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와.. 퇴사할때 아쉬운 회사라니 대박입니다!
A사로 가시는건가요? 오오오~

@umkin 님 반갑습니다 ㅎㅎ 살면서 자주있는일은 아닌것같아요. 복받은것 같습니다 ^^
A사로 가서 배송 기사 하려고하니 많이 애용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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