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연애] 셰이프 오브 워터,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줄 사람이 있을까?

in #kr6 years ago

[영화와 연애] 셰이프 오브 워터,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줄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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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 연구센터의 비밀 실험실에서 일하는 엘라이자는 언어장애로 듣긴 하지만 말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의 곁엔 언제나 그의 편인 동료 젤다와 이웃집 화가 자일스가 있다. 그러던 어느날 비밀 실험실에 수상한 생명체가 들어온다.

모습은 흡사 성인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온몸이 비늘로 덮여있고 말을 하지 못하지만 의사소통이 가능할정도의 지능을 가진 생명체다. 다른 사람들은 괴생명체를 두려워하며 가까이하길 꺼리지만 엘라이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고 괴생명체가 가까워지고 결국 사랑에 빠진다.

그런 엘라이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일스에게 엘라이자는 수화로 토해내듯 이야길 한다. 그는 나를 부족하거나 불완전하게 보지 않는다고, 날 있는 그대로 보고 날 보는걸 행복해 한다고 말이다.

나이도 아닌 인종도 아닌 종 자체를 초월한 사랑이라니! 영화는 엘라이자와 괴생물체의 사랑을 충격적이지만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이야기하는 듯 하다.

하지만 내눈엔 아름다운 사랑이 아닌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사랑으로 보인다. 단지 엘라이자의 사랑의 대상이 인간이 아닌 괴생명체라서가 아니라 엘라이자가 괴생명체를 사랑하게된 이유 때문이다.

엘라이자는 말한다 그는 나를 있는 그대로 보고 날 보는걸 행복해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혹시 괴생명체 입장에서 괴생명체인 엘라이자에 대한 호기심은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 있나? 설령 그것이 맞다 한들 그 마음이 영원할 것이란 보장은 어디에 있을까?

아름다운 이야기를 쓸데없이 현실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트집을 잡자는건 아니다. 나 역시 엘라이자와 '그'의 종을 뛰어넘는 사랑을 보며 아름답다 느꼈고 감동을 넘어 "내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위험하다는거다. "나를 있는 그대로 봐라봐 줬으면 좋겠어..." 라고 소망하면서도 "나도 저렇게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봐라봐 주고 사랑해줘야지"라는 생각은 들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것 같아!"라는 느낌이 들면 어떻게 될까? 나야 한없이 편하고 따뜻하고 행복하겠지만 상대입장에서는 대책없이 밀려드는 나의 이런저런 모습에 당황스럽지는 않을까?

또 어쩌다 상대방이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것 같아 보이면 어떨까? "역시... 나는 있는그대로 이해받을 수 없어..."라며 자괴감에 빠질 수도 있고 "왜 이제는 이해해주지 못하는건데!?"라며 한때 나를 사랑해줬던 사람을 가해자 취급을 해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 모든것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말자. 이건 위험하고 아슬아슬하다. 차라리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모든것을 보여주고 상대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해도 상처받지 않고 상대와 대화를 나누며 생각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용기를 기르자. 우리에게 필요한건 나를 이해해줄 누군가가 아닌 타인에게 나를 이해시킬 수 있는 우리의 용기다.

바쁜 스티미언들을 위한 요약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주고 사랑해줄 수 있는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괴생명체뿐일 지도 모른다. 상대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길 바라기보다 내가 보다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또 상대가 받아들이기 힘든 나의 부분을 상대에게 드러내놓고 이해시킬 수 있는 용기를 갖기위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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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고 싶네요... ㅋㅋ 여자 친구 없는지 2년 되니... 부작용이 장난이 아닙니다 ㅜㅜ

시간나면 한번 파티에 오세요!
잘 모시겠습니다? 응? ㅎㅎㅎㅎ

작년부터 기다리던 영화였는데, 상상만큼 넘 재밌게 봤네요.
넘 인상적으로 보았기에 저도 리뷰를 쓰고 싶은데 아직 선뜻 쓰지 못하고 있다는...ㅎㅎ

상대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길 바라는건...굉장히 순수한(혹은 순진한)마음인것 같아요. 서로가 서로에게 그것을 바라는
그 마음을 인정하고, 서로 노력해주는것이 '사랑'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과 말로 표현하면 조금씩 다른듯 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 같은 마음으로 본거 아닐까 싶네요.:)

서로 노력하는것도 좋겠지만
우선은 바라는것이 본능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걸 인정하는것이 더 중요한것 같아요. ^-^

아 요 영화 예고편 봤는데 재밌겠더라구요 !!!

살짝 기괴하지만...
뭐... 볼만했어요 ^-^

이 영화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ㅎㅎㅎ 살짝 보고싶은생각이 드는 포스팅이네요
평점이 좋아서 고민했었는데 ㅎㅎㅎㅎ 좀 흥미가 가는 영화인것같네요 포스터만 보고 예고를 보지않은터라 ㅎㅎㅎ 시간되면 요영화 찜해야지 ^^잘보고가요

음.. 킬링타임용은 아니고 뭔가 생각을 많이하고 싶을때 볼만한것 같아요.

ㅎㅎ 그런 용기가 필요하지요~ 나중에 그것을 보고 실망한다면 크흠..

참... 어려워요.
실망하는 상대의 모습을 인정해준다는게 ㅠ_ㅠ

이 영화 대강 줄거리봤는데 상을 꽤 많이 탔네요.
내용이 낯설었는데 뭔가 심오한 내용인듯 하더라구요!! 이렇게 리뷰를 보니 감독이 얘기하고자 하는걸 조금 이해 될거같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어려운 느낌이었어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생각하기 보다
그냥 제 멋대로 생각해버리기로 했네요 저는;;ㅎ

아 정말 흥미롭게봤습니다. 일단 영상이 너무 아름다웠네요ㅜㅜ
수동적이 아니라 사랑을 쟁취하려는 적극적인 여성의 모습에 감동받았고,
진정한 소통은 도데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색상을 이용한 메시지전달에서 이야기를 하셨었는데 무릎을 탁! 치게 만들더군요ㅎㅎ

좋은 말씀이네요. 사람 관계는 나이가 들어도 어렵네요.

쉽지는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면서...

그렇기에
잘 된다면 그만큼 좋은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 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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